친교실

제목 인생(2013,최인호,여백)을 읽고. 2013년 10월 20일
작성자 나눔

“인생”(2013,최인호,여백)을 읽고

 


얼마전에 돌아가신 최인호작가님은 바보들의 행진,별들의 고향 등 지난 개발독재시대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인해서 신산한 삶을 살았던 사회적 약자들과 권위주의군사독제체제하에서 질식하는 젊음의 방황과 일탈과 저항을 그린 소설로 유명한 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거의 50년동안 문단활동을 하시면서 수많은 소설을 쓰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중에 한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쉽게도 이름은 참 많이 들어왔지만 이 분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읽은 최인호작가님의 마지막 책인 “인생”이 처음으로 읽어본 이 분의 책이었습니다.


몇 전 동안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시면서 천주교신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투병생활중의 자신의 상념들과 신앙생활의 깨달음과 체험들을 진솔한 문체로서 써내려간 마치 신앙고백서이자 신앙체험서,개인적인 신학서 내지 철학서 또는 수필,자전적 수기같은 책이었습니다. 소설같은 허구가 아닌 자신이 살아온 삶과 투병생활 속에 깨달은 내용들과 신앙의 여정과 성장과 성숙의 과정 그리고 그리스도교신앙생활의 여정 나아가 불교와 같은 다른 종교에 대한 공부와 경험 등을 담은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 글들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신앙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다른 그런 류의 책들처럼 과정이나 신비적이거나 허구적인 내용을 담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분으로서 정직하게 약 25년동안의 자신의 신앙생활과 인생의 과정에서의 희노애락들을 진솔하게 나지막하게 담담하게 이야기해주어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재미와 즐거움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도록 유도하고 어떻게 남은 인생을 보다 가치있게 살아갈 것인지 다짐하도록 인도하는 책입니다.


천주교신자이면서도 법정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나 불교종교와의 인연 그리고 공부와 체험에 대해서도 소개하여 종교근본주의를 뛰어넘어 그리스도교와 불교와의 소통과 교류 나아가 상호이해와 상호배움도 도모하여 보다 성숙한 종교적 입장 내지 철학을 전개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개신교와 천주교의 그리스도교와 불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간의 이해를 통해서 갈등을 줄이고 공공선과 공익 나아가 생명평화정의진실등의 가치구현을 위한 종교간의 소통과 연대,협력이 필요한 사회에서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인호작가님이 그리스도교신앙인이면서도 불교에 대해서 보다 깊이있게 공부를 하고 소통을 하셨기 때문에 이 시대에 필요한 책을 쓰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면서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는 반성하는 성찰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죽음 앞의 유한한 인생임을 깨닫고 남은 인생을 보다 가치있게 성숙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철학적인 종교적인 배움이 필요하지 않나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가을이 다 가기전에 이 책을 읽는다면 작가의 종교적 철학적 사색과 경험을 통해 감동과 깨달음과 함께 자신의 영혼과 삶을 반추하고 돌아보고 탐욕과 허영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영혼에 낀 기름기나 거품들을 제거하고 작지만 옹골찬 열매들을 낳을 수 있도록 나직히 다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최인호작가님의 마지막 책 진솔한 감동의 책 “인생”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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