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봄의 시인 천상병! 2014년 03월 27일
작성자 나눔

 

봄1

천상병

 

봄이 왔다 봄이 왔다

온 강산에 봄이 왔다

 

들에는 싱그러운 바람이 불고

산에는 꽃이 피기 시작한다

 

우리 집에도 봄이 오고

딴 집에도 봄이 왔다

 

봄이 왔다 봄이 왔다

온 강산에 봄이 왔다.

 

 

봄2

천상병

 

산하에 봄이 왔다

하늘에도 봄이 왔다

 

육체에도 봄이 오고

정신에도 봄이 왔다

 

통틀어 다 봄이다

내 마음은 부풀다

 

아버지 무덤에도

봄이 오고

 

어머니 무덤에도

봄이 왔다

 

온 겨울내 기다리던 봄이

큰소리치며 활기차게 왔다.

 

 

봄비

천상병

 

봄비가 온다 봄비가 온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에

봄비가 온다 봄비가 온다

 

따사로운 이 감촉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베풀어주시는 큰 은총이다

 

봄비는 소리없이 오는 것 같다

부드럽고 촉촉한 봄비여

온화한 기분으로 맞아도 좋다.

 

 

봄바람

천상병

 

봄철이 되어

봄바람이 쏴 분다

세상이 온통 날라갈 것만 같다

 

어쩌면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쉽게스리 풀려 나올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봄바람이 한가하게 불었으면 한다.

 

 

행복

천상병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최저재산제를 권합니다

천상병

 

세계평화 위해서도

사회복지 위해서도

필자는 최저재산제 권합니다

 

최저임금제 있잖아요?

최저한도의 임금을 말하는데

왜 최저재산제가 있을 수 없어요?

박정희 정권때

박장군 쿠데타 모의때

여러가지 인쇄물을 담당한

이모라는 실업자가

박정권 성공 후의 비호를 받아

5백억환의 재산을

모았다는 보도에 접하여

나는 아연실색한 일이 있어요!

 

미국같은 선진국에서는

부자는 부자대로 많은 재산을

대학이나 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에

끊임없이 기부하면서

사회환원을 기어코 한다는데

우리나라서는 그러지 못해요!

 

그래서 필자가 말씀드리는 것이

이 최저재산제입니다요!

 

한 10억원 정도로

사유재산고를 제한하는 것이

앞으로 유익한 자유주의체제가 될 것이며

 

이북 동포들의 제국주의소리도 줄 것이고

일반 노무자들도 큰 혜택을

보리라 생각합니다!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천상병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4월 정의
천상병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곤 하지만
4.19를 비롯하여
4월은 불의에 항거하는 달이다

꽃도 한창이고
사람들은 생기에 차서
하는 일마다 복되다

또 4월은 사랑의 계절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4월을 제일 좋아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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