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화초 2017년 04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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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시누가 화분을 몇 개 주셨다. 그 중에 풀처럼 보이는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었다.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그럭저럭 몇 달 키우다가 난 실수로 중심 줄기를 왕창 꺾고 말았다. 화초는 무참히 장애 화초가 되었다. 이제는 하는 수없이 옆으로 자란다.  더욱 버리고 싶어졌다.

 지난 겨울 거실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한겨울인데 끊임없이 눈꽃송이 같으면서도 다채로운 색을 지닌 꽃을 계속 피우는 것이다. 비로소 난 그 화초가 내가 갖고 싶어했던 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날 원망하지 않고 매일 새로운 꽃을 밝게 키우는 너. 미안하다. 날 용서했으니 이리도 해맑게 꽃송이를 끊임없이 피워내는 거겠지?  나도 용서해야 한다. 그리고 열심히 열심히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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