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컬럼

제목 [목회서신] 주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2020년 04월 25일
작성자 목회실

주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롬8:28)

누구나 다 아는 위의 말씀으로 여러분에게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사순절을 맞이하면서 시작된 이 격리의 시간이 부활절을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얼굴을 대면하고 인사를 나누는 일만 하겠습니까? 교우 여러분들께서 가끔 건네시는 ‘보고 싶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손글씨로 정겨운 편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참 고맙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간의 의미는 조금 떨어져서 바라볼 때 비로소 그 의미가 드러날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예배를 재개할 것인지를 묻는 설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응답해주셨습니다. 상상 이상의 반응에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청파 공동체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60%가 넘는 분들이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응답하셨습니다. 오프라인 예배에 동참하고 싶다고 응답하신 분들 가운데서도 5월 첫 주보다는 그 이후가 적절할 것 같다고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인내하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잘 따랐던 것처럼 조금만 더 기다리자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망설였지만 그렇게 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우들을 안전하게 잘 맞이하기 위해 목회실 식구들은 다각도로 연구하고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다 모여 예배드리는 일은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가능하겠지만, 부분적인 재개를 위해서도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합니다. 다소 불편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더라도 이런 사정을 헤아리시고 조금만 더 인내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매주 담임목사 혼자 편지를 쓰는 게 억울해서(?) 목회실 식구들에게 짧은 편지를 쓰라고 주문했습니다. 제 마음 아시겠지요? 저는 잠시 물러갔다가 마무리 인사를 하기 위해 다시 등장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형욱 전도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난 ‘고난주간 묵상과 성찰' 마지막 편, 성토요일 영상을 보신 후 의아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저 이가 누구였더라' 하고 말이지요. 교우들의 안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재택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기 시작한 3월 첫째 주부터 교회 사역을 시작한 터라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서둘러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며 반가이 인사드릴 날이 오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청파의 첫인상은 교회의 모토만큼이나 ‘녹색녹색’했습니다. 교회는 오래된 것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작은 것들을 보듬고 있었습니다. 마당과 곳곳에 피어난 풀과 꽃은 청파교회 만큼이나 소담했습니다. 이제 두 달 즈음 함께 지낸 목회실 식구들도 어찌나 정답던지요. ‘신입'을 대하는 태도가 조직 문화의 척도라던데, 목회실은 정말로 따듯한 곳입니다. 이렇게 정다운 곳에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교우 여러분의 웃음소리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는 건강히 잘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속히 만나 서로 손을 맞잡고 안부를 묻고, 위로하고, 예배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

김형욱 전도사
 
안녕하세요. ‘번개’라는 말 들어보셨을 텐데요. 하늘에서 번쩍이는 불꽃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약속 없이 갑작스레 만나는 만남을 일컫는데요. 제가 쓴 목회서신은 ‘번개’처럼 다가와 ‘번개’처럼 쓰인 서신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번 목회서신은 목회실이 함께 써보자는 담임 목사님의 ‘번개’ 같은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하겠지요. 

저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미숙한 나이대지만, 지금까지 지내며 느낀 바 중 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삶에서 마주한 모든 것들은 준비 없이 시작되었다가 준비 없이 끝나기도 한다는 것! 회자정리(會者定離)는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는 말 같습니다.

현재 청파 공동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듭니다. 갑작스레 마주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준비할 마음도 갖게 하지 못한 채 서로 떨어져 지내게 했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만남을 기대하며 지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번개’같이 헤어졌으니 ‘번개’같이 만날 날을 기대하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틈틈이 ‘번개’ 때리겠습니다.

이재훈 목사
 
정갈하고 따뜻한 점심 자리였습니다. 담임 목사님을 비롯해 청파 목회실 여섯이 교회  지하 중고등부실에 모여 맛있게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한 달 넘게 뵙지 못한 성도님들로부터 도착한 안부를 서로 전했습니다. 잘 지낸다는, 고맙다는 소식에 우리의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편찮으신 성도님 소식에는 탄식과 함께 화살기도가 나왔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하며, 은근히 궁금한 얼굴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이번에는 부교역자들도 목회 편지를 쓰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아뇨, 절대 아니오. 그런 막중한 일을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계속 목사님께서 쓰십시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아, 창피한 졸필이지만, 결국 이렇게 짧은 편지를 씁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쑥스러워서 대놓고 안부를 묻지는 못했지만, 은근히 궁금하신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실까 해서요.

저희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못 뵙는 동안, 저희가 얼마나 크게 청파 공동체 식구들을 의지했는지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 뵐 때까지 부디 건강하시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함께 식사 한 끼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샬롬.

이범석 목사
 
안녕하세요, 청파교회 교우 여러분. 김재흥 목사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영양가 높은 반찬은 ‘얼굴 반찬’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그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매주 반갑게 만나던 그 얼굴들을 보지 못하니 기운이 떨어지고 힘이 잘 나지 않습니다.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증)가 생기는 원인 중 하나도 그 얼굴 반찬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바울은 로마서 16장에서 수십 명의 이름을 열거하며 서신을 마무리합니다. 얼굴 하나하나를 고마움과 그리움 속에서 떠올리며 이름 하나하나를 적어간 글. 우리는 그 명단마저 성서聖書로 고백합니다. 사람을 향한 고마움과 그리움은 거룩함과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곧 다시 만나 맛난 ‘얼굴 반찬’을 먹을 수 있길 고대해 봅니다. 

김재흥 목사

 
샬롬. 청파교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장영숙 전도사가 문안 인사드립니다. (꾸벅 ^^) 주일 아침이면 환한 미소로 서로 반기며 이곳저곳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교회가 적막함과 고요 속에 있은 지 벌써 두 달이 되고 있네요. 
 
갑자기 담임목사님께서 혼자 목회서신 쓰시는 거 너무 억울하다 하시며 부교역자들도 쓰라고 하시는데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순종하는 마음으로 사랑과 그리움 담아 두서없이 써봅니다. 

요즈음은 지구온난화가 무색하게 4월말인데도 바람이 많이 불고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는데 모두 잘 지내고 계시죠? 사회적 거리두기로 만남도 줄고 '영상예배'와 화요일 '고전의 숲을 거닐다',' 카톡방 '로마서 성경공부'로 성도님들의 개인적 영성생활은 더 깊어지고 있을 듯합니다. 저는 주일이면 10여명이 드리는 예배가 아직도 여전히 낯설어 혹시 누가 오시지나 않았을까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곤 한답니다. 
 
5월이면 성도님들 만날 생각하면서 저도 잘 지내겠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오늘도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성도님들의 가정과 일터위에 함께 하시길 빕니다. 

장영숙 전도사

 
다 아시겠지만 5월의 첫 주는 교회설립 112주년 기념 주일입니다. 감동적인 재회를 기대했지만 그럴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청합니다. 우리 교회가 이 어려운 시대에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 우리가 걷는 걸음이 길이 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사십시오. 화요일에 보내드리는 ‘고전의 숲을 거닐다’와 목요일에 보내드리는 ‘평등과 영원의 복음, 로마서’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깊이 숙고하십시오. 보이지 않는 보폭으로 담장을 넘는 담쟁이처럼 우리의 믿음도 시나브로 성장할 수 있기를 빕니다. 한 주간 동안도 교우 여러분들의 가정과 일터, 그리고 일상 속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4월 25일 김형욱, 이재훈, 이범석, 김재흥, 장영숙, 김기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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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주(20 04-25 01:04)
목사님, 전도사님
모두모두잘계시는것같아기쁩니다.
저희부부는미혼모자립매장을준비하려는데, 장소찾기가쉽지않아서
계속기도하고있습니다.
코로나19로0% 실적의사업도있고,
교육은전면중단된상태이며
청소년식사지원은도시락으로대체하고있습니다만,
다행히카페운영 등, 잘진행되는것들도있고,
사회적거리두기가 풀리면
잘진행하고자준비하는것들도있습니다.
모두들뵙고싶습니다.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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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데(20 04-26 07:04)
멀리서 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좋은교회네요.
부러움과 함께 여러분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목사님께도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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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20 04-26 07:04)
어머, 이렇게 서신으로 모두 만나니까 더 반갑고 재미 있어요~
오프라인 예배를 못드려도 우리는 낯설고 새로운 방법으로 더 깊은 예배와 공부와 교제를 나눌 수 있으니 정말 신기합니다.
살짝 영혼이 나갔다 들어오던 싱글벙글 교회 점심 배식 시간이 그립네요~
'얼굴반찬'과 함께 맛있는 반찬 나누어 먹을 날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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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20 04-27 01:04)
평안하신지요. 청파교회가 오프라인 체질인 줄 알았는데 이렇듯 의외로 온라인도 잘 하시는군요.ㅎㅎ 여러 강좌를 통한 만남이 교회에서 대면하는 아쉬움을 덜어내기에 충분까지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합니다. 오히려 다양한 반찬이 마련되는 풍성함도 있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도 말씀하신 바대로, 전세계가 이제는 코로나-펜데믹 시대로 바뀌는 데 앞으로 이런 다양한 온라인 찬거리를 더 넓게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에 막강한 우리 목회자님들께는 생소하셨을지 모르는데 막상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너무 풍족하게 잘 준비하고 계시군요. 교우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 잘 간직하고 지내겠습니다. 모든 형제자매들께 주님 주시는 은총과 더불어 건강과 평강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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