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사순절 순례길에 있는 교우 여러분께 지중해 Cyprus에서 인사드립니다. 조금 전, 새벽 기도회에 참석하러 부지런히 발걸음 재촉하는 아내 장권사와 통화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의 손상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교우님들께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홈 페이지 때문에 많이 속상해하고 걱정하고 있을 안종일 집사님, 그리고 애정을 가지고 홈페이지를 돌보아 오신 교우님들과 안타까움을 같이합니다. 조항범 권사님, 그리고 미국에 가 계신 권혁순 권사님, 모두 힘 내세요,
교회 홈페이지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그것을 대비할 수 있도록 일깨움을 받았으니 배운것이 있는 셈입니다. 복구하지 못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 앞으로 채워나갈 일과 내용으로 희망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자료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작년 초, 남대문이 불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새벽에 남대문으로 달려간 적이 있습니다. 아직 뭉게 뭉게 피어 오르던 연기를 보면서, 주저 앉은 남대문을 보면서 부끄러움에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직 남은 것이 있으니, 저 만큼이라도 남아 있으니, 옛 것과 새 것으로 다시 세워보자 다짐하면서 돌아섰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라진 자료는 가슴 속에 간직하고, 지금부터 다시 옛것에 이어 새일로 오늘과 내일을 엮어 나가면 더 의미있는 터전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집니다.
홈 페이지를 처음 개설하고 감사헌금을 드렸을 때 입니다.
"새로 교회를 지었다"는 내용으로 헌금을 드렸지요. 그런데 광고를 들으신 연세 많으신 원로 권사님께서 "어디다 교회를 또 세웠다구요?" 저에게 물으시더군요.
예, 청파교회 홈페이지는 우리가 마음 속에 세웠던 교회지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처럼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찾아 갈 수 있는 교회, 다른 사람 잠들어 있는 시간에도 문 열고 들어가 지친 마음을 내려 놀 수 있는 청파교회, 그 홈페이지를 앞으로 많이 사랑해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봄 맞이 교회 대청소를 한다는 광고를 보았는데 On-Line 교회도 대 청소한 것으로 생각하시지요.
상황을 설명하는 글에서 본 것처럼, 교회 홈페이지를 나쁜 뜻으로 악용하려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 시대의 교회를 보는 것 같습니다.
피해가 있었지만 그 나쁜 뜻에 더 이상 이용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큰 위안이 됩니다.
담당하시는 분들의 아픔이 제 아픔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래도 다행"입니다.
힘 내세요.
그리고 수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어떤 일이 앞으로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앞으로 계속 수고해 주세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창 밖으로 지중해 밤바다 파도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지금 시간은 사순절 특별 기도회 시간이겠군요.
저도 기도 드리고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