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의 봄
서 정순
저 안개, 바다를 점령한다
꽃개잡이 눈동자엔 물기가 고이고
발 묶인 뱃머리엔 갈매기 떼만 북적인다
비바람 견뎌온 늙은 세월
여기서 험난한 일 또한 있으랴
오늘도 천재산에 떡 한쟁반 올려놓고
생명줄 바닷물에 두손을 모은다
햇살을 한줌 쥐고 있는 섬
북녘 바람 가슴 품어
여명의 가락 흥얼이며 닻 올릴날
다시올까
지난세월 그리움에
설 가슴 봄을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