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의 휘파람
서 정순
바람부는 가을날에는
은행나무 아래 서성이고 싶다
푸르른 세월을 역사에 가두고
겨울로 가는 잎새
눈날리듯
나목 아래 웅크린 낙엽
외로이 사람들 옷자락 잡고
늦가을 고독을 공부하는 사람들
휘파람 풀어놓는 공원 한켠
생을 낚는 빗자루 끝모를 노동위에
계절 떠나는 햇살 한줄기
쉼표 하나를 내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