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퓨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우울한 날들을 견디면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것현재는 슬픈것모든것은 순간적인것, 지나가는 것이다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려니.
부활푸쉬킨
몽매한 예술가가 몽롱한 붓으로천재의 그림을 검정칠로 지우고엉터리 그림을 그 위에함부로 어리석게 그린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 덧칠한 물감들은힘없는 허물처럼 떨어져 버리고천재의 작품은 다시 우리 앞에예전이 아름다움으로 살아나는 법
그렇게 내 눈먼 헤매임도고통하는 영혼으로부터 사라지고그 속에 본래의 순수한 날의모습들이 다시 살아난다
예언자푸쉬킨
영혼의 갈증으로 괴로워하면서어둠속 황야를 지치도록 헤매였네이윽고 여섯 날개의 천사가교차로에서 내 앞에 나타났네그가 꿈처럼 가벼운 손가락으로내 눈을 어루만지자내 눈은 놀란 독수리처럼예언의 눈으로 떠졌네그가 내 귀를 건드리자내 귀는 소리와 떨림으로 채워졌네그리고 난 느끼게 되었네 하늘의 떨림을저 산 드높이 천사들이 날아가는 것을바다 깊숙이 물짐승들이 움지이는 것을외진 골짜기에 덩굴이 기어올라가는 것을그는 내 입술쪽으로 몸을 숙여공허하고도 교활한내 죄 많은 혀를 뽑아내고지혜의 뱀의 혀를피묻은 손으로내 죽은 입술에 밀어 넣었네또 칼로 내 가슴을 헤쳐불안에 떠는 심장을 꺼내고불타는 석탄을벌려진 가슴속으로 집어 넣었네시체처럼 나는 황야에 눕고신의 목소리가 내게 울렸네"일어나라, 예언자여, 보라 그리고 들으라,나의 뜻을 행하라바다와 땅을 떠돌며 너의 말로써사람들의 마음을 불태우라."
시인푸쉬킨
예술의 신이 그에게신성한 제물이 되기를 요구하지 않을 때는시인은 온갖 허황된 세상 근심에휘둘려 마음 졸인다그의 신성한 리라는 울리지 않고영혼은 차가운 잠을 맛보고 있다이 세상 시시한 아이들 가운데아마도 그가 제일 보잘것 없으리라
그러나 신의 목소리가예민한 귀를 건드리자마다시인의 영혼은 잠깬 독수리처럼퍼득이며 일어난다그는 이 세상 오락속에서 홀로 고민하고사람들의 말에 개의치 않으며민중의 우상의 발밑에그 꼿꼿한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사람들을 꺼리고 고뇌하며소리와 혼란에 가득차서그는 달려간다 황량한 파도가 이는 해안으로넒은 참나무 숲 웅성거림 속으로...
마돈나푸쉬킨
언제나 내게 소망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내로라는 비평가들이 좋다하면 그 평을 미신처럼받아들이는 방문객들이 감탄해 달라고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많이 붙여 내 방을 꾸미기보다는
천천히 작업이진 행되는 수수한 내방에영원히 바라볼 수있는 그런 그림 하나를 거는 것이었소구름에서 내려다 보듯 화폭으로부터위대함을 눈망울에 담은 성처녀의
현명함을 눈망울에 담은 예수가시온의 야자수 아래 천사들도 없이 둘이서만영광과 빛속에 부드럽게 바라보는 그림 하나를
내 소망이 이루어졌소, 창조자가 그대를 내게내려보내셨소, 그대를, 내 마돈나여!가장 순수한 아름다움의 가장 순수한 모범을.
<핀데몬티>중에서푸쉬킨
여러 사람의 머리를 돌게 하는그 무슨 쩡쩡 울리는 권력, 내게 귀중하지 않아세금 흥정하는 달콤한 자리에황제들의 분란을 중재하는 자리에있지 못해도 불평하지는 않아출판사들이 바보같은 독자들을 마음껏 속이건잡지 편집에 민감한 검열이 풍자가에게 압력을 넣건크게 마음쓰지 않아이 모든것은 아다시피 그저 말,말,말 뿐인것내게는 다른 더 나은 권리가 소중해다른 더 나은 자유가 절실해황제에게 얽매이건 군중에게 얽매이건매한가지 아닌가? 그런 따위 상관없이아무에게도신경쓰지말고 오직 자신을 위하여행하고 기쁨을 주어야하리 권력에도 명예에도양심과 사상과 목을 굽히지 말고마음 내키는대로 이리저리 떠 다니며자연의 신성한 아름다움에 경탄하며여러가지 예술과 영감의 창조물 앞에서감동에 취해 기쁨으로 전율하는 것이것이 행복이지! 이것이 권리지.
신부들과 수녀들이푸쉬킨
신부들과 수녀들이마음속에서 하늘나라로 가기 위해지상의 폭풍우, 싸움터 가운데 마음을 다지려고수많은 신성한 기도들을 만들었지만그 중에서도금식 주간에 신부가 되풀이하는 기도 만큼내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없네그 무엇보다도 자주 내 입술에 떠올라알 수 없는 힘으로 쓰러진 나에게 힘을 주는 이기도저의 나날을 이끄시는 주여,음울한 공허감제일 앞서겠다는생각, 감추어진 이 뱀또 허영심을 제 마음에 주지 마소서오, 신이시여, 제가 저의 죄를 보게 하시고제 형제가 저로부터 심판받지 않도록 하소서그리고 겸허와 인내와 사랑과 순수의 정신이제 가슴속에 살아나도록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