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너는 초원을 달리는 야생마
어느 날부터 경주마로 길러지고
너는 지금 트랙을 달리고 있다
경주마가 할 일은
좋은 사료를 먹고 좋은 기수를 만나
레이스에 앞서는 게 아니다
자신이 달리고 있는 곳이 결국
트랙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트랙을 빠져나와
저 푸른 초원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