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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글을 남깁니다.
멀리 있을 때는 자주 글을 남겼는데, 귀국한 이후로는 거의 반년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좀 바빠진 탓도 있지만, 그만큼 삶에 여유가 없어진 것은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모처럼 맞는 방학입니다.
아니 처음 맞는 방학입니다.
학교에는 학생들도 보이지 않는데, 연구실에 나와서 뭔가 분주히 일합니다. 그 동안 밀렸던 일들도 있고, 이번 방학 중에 해야 할 각종 행사 준비도 있고, 또 다음 학기 강의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해야할 강의가 없다는 것은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어제 학생들의 성적을 매겨서 넘겼습니다. 그 전에 학생들에게 확인하라고 성적을 공개했지요. 그랬더니 제 메일 서버가 불통이 될 정도로 많은 메일들이 들어 왔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나쁜 학점을 받을 수가 있느냐, 성적 처리의 기준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등 따지는 듯한 학생에서부터, 자신의 부족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또는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학교를 다닐 수 없으니 제발 F만은 면하게 해달라는 청원까지 가지 각색의 내용입니다.
기말고사가 있은 후 시험지를 채점하면서 정말 한심하더군요. 도대체 한 학기동안 학생들이 배운 것이 이리도 없다는 말인가? 물론 기말고사 전날 8강전인가 16강 전인가가 벌어져서 (저는 지난 달에 있던 축구 경기를 보지 않았기에 잘 모르지만) 응원하다가 기분이 좋아서 밤새 들떠 있었기에 시험 공부를 못했다고 답안지에 써 놓았더군요. 8절지 가득 답안지를 쓴 것 중에서 점수를 줄만한 것이 단 한 자도 없기에 0점을 주고 말았는데, 답안을 쓴 성의를 봐서도 10점이라도 달라고 하더군요.
여러 가지 애틋한 사정들을 말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인정상 매몰차게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원칙대로 하고 말았습니다. 우연히 한 교수들의 성적 전표를 봤는데, 대부분 A학점에 한 명만 B+를 주었더군요. 학생들이 참 열심히 했나 봐요. 제 성적 전표에는 A에서 F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재수강한 4학년 학생에게도 여지없이 F를 주고 말았습니다.
과연 이게 잘하는 일일까요? 성적표를 받아보는 학생들도 기분 좋게 좋은 학점으로 주는 것이 잘하는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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