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넉넉한 그분의 품이 그립습니다. 2007년 03월 25일
작성자 허익현
며칠 전, 이곳에서 어렵게 구한 모밀을 먹다가 목사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더운 날, 귀가 길에 교회에 들리거나 여름성경학교가 끝나면 우리들을 당신의 남영동 단골 모밀집으로 데려가 함께 그 시원한 맛을 맛보게 하셨습니다. 계속해서 목사님 생각이 지워지지 않아, 이현순선생에게 메일을 보내려다가 직접 청파교회 홈피를 찾게 되었습니다. 아! 아버지같으신 목사님께서 이 땅을 떠나서 하늘의 본향으로 가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들의 아버지셨습니다(그리스도 안에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 - - - 고전4:15). 대천으로 여름 수련회를 떠나면, 밤늦게까지 우리들이 상동수양관으로 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아버지처럼.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남산으로 올라 세상을 보여주시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아버지처럼. 새해에 찾아뵈어 세배를 드리면, 그렇게 해서 복받는 것이 아니다. 복받을 일을 해야 복을 받는다고 말씀하셔서, 목사님 새해에도 복받을 일을 많이 하셔서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새해인사을 드렸습니다. 아버지께 세배하듯. 간결하지만 가장 분명하게 신앙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신, 그분의 진솔하신 삶이 그대로 농축된 "언제나 어디서나 크리스챤"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대로 살 지 못한 것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돌이켜보니, 우리들은 그분의 넉넉하신 품 안에서 자라고 뛰놀았습니다. 이제 아버지를 먼저 보낸 시내와 사모님, 그 빈자리에 하늘의 따스한 위로와 평강이 채워지길 기도합니다. 그분이 늘 앉았던 교회의 그 자리에도 주님의 자비한 만지심이 청파의 가족들 모두에게 경험되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김기석 목사님께서 주님의 말씀으로 그 자리를 넉넉하게 채우실 것을 믿습니다. 또한 그분의 품 안에서 함께 신앙했던 형제들이 아름답고 건강한 공동체를 일구어 그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쉼과 나눔의 하늘의 복됨을 보여줄 것을 기대해 봅니다. 그분들도 그립습니다. 근종형님, 영주형, 인용형, 문겸형, 동휘형, 광상, 석환, 주원이, 현철, 성애,윤선이, - - - 목사님과 함께 먼저 청파공동체를 이루시느라 애쓰셨던 장로님들, 권사님,집사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언제가는 우리들도 돌아갈 그곳에서, 앞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는 교회의 어르신들과 기쁘시게 담소하시며 끝까지 청파공동체를 지켜보실 그분의 넉넉한 품이 그립습니다. - 멕시코에서 허익현 선교사 올림 - 인사도 못드리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멕시코 미추오칸의 따라스꼬스 인디언을 섬기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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