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아들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왔습니다.
식사 중,
"김치찌개 주세요!"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 한 분이 어색하게 식당문을
밀고 들어오면서 쳐다도 안보는 주인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쓰윽 노인을 쳐다본 주인은 말 없이 손을 내 저었습니다.
노인은 그냥 문을 닫고 나갔지요.
분위기가 어색해서인지 안 주인이 한마디 했습니다.
"저 할아버지는 이상한 할아버지야, 손님처럼 떠억 음식을
시켜 먹고는 돈을 안 내....."
내용이 파악됐습니다.
그래도 습관처럼 음식을 먹기는 다 먹었지만, 제 목구멍으로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김치찌개 주세요!" 얼마나 머리 속으로 여러 번 그 말을
연습하고 식당에 들어섰을까? 어느 식당에서 또 거절 당할까?
내 식탁을 쳐다보던데.....
그 할아버지 내가 소리쳐 부를 껄!
김치찌개 한 그릇 못 사드릴 것도 아닌데.
별 것 아닌 일이겠지요.
그래도 자꾸 제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이 무디고 더디든지,
몸이 빠르든지.........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말만 앞세우고 살아갑니다.
알고도 눈 감고 살아갑니다.
"세상 일 다 그런거야" 하면서 살아갑니다.
힘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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