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산행2 2005년 09월 17일
작성자 한명수선교사
산행2 2005년도 단기선교를 마치고 약간은 쌀쌀한 날씨가 시작되었다. 계절이 바뀌고 있음이 아침저녁으로 새롭게 다가서는 시점에 나는 다시 Elden Mt.에 오르기로 작정했다. 먼저는 Peter집사와 동행이었지만 이번에는 나 혼자 산을 오르기로 했다. 등산복과 신발을 챙기고 산을 향해 출발했다. 전에는 처음부터 너무 빠른 페이스로 오르다 보니 중간에 2,3번 쉬어야 했는데, 오늘은 페이스를 약간 늦추어 한 번도 안 쉬고 꾸준히 산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다. 천천히 출발!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생각 없는 생각’을 하며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 이것은 나의 바람. 성령의 바람이야! 지치고 힘들 때마다 불어주는 고마운 바람. 바로 그 바람! 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르는 내 발걸음은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모습의 힘찬 발걸음이었다. 그렇게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약 1시간이 되었을 때 고비가 찾아 왔다. 가파른 언덕길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내 발걸음 또한 무뎌지기 시작한 것이다. 바람은 어디로 갔는지 한 점 불지 않고 무더위가 나를 괴롭혔다. 나는 마음속으로 찬송가를 부르며 힘든 발걸음을 떼어 놓고 있을 때. 영화 "The passion of the Christ"속에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는 예수님의 모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2000여 년 전 예수님을 생각해 보았다. 왜,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나. 그냥 이렇게 걸어서 오르기도 힘든데... 그 때 주님의 음성이 내 귀에 들렸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그래 내 곁에는 늘 항상 주님이 함께 하시고 있지. 힘을 내자. 그렇게 다시 걸음을 떼어 놓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사람들은 어떤 무거운 짐을 지고 갈까? 나에게 있어 무거운 짐은 무엇일까? 살면서 부딪치는 삶의 짐? 아님 내 육체로 인해 고민하고 아파할 수밖에 없는 짐? 풀리지 않는 의문을 담은 채 걷고 또 걸을 때였다. 그래 주님은 내 마음의 짐을 벗어 버리라는 거야. 내가 만들어 내 거라고 우기던 어둠, 빛, 형상, 그리고 내 자신까지도 지금 내려놓기를 바라시고 계신거야! 그리고 온전히 하나님만을 바라고 아버지께로 돌아오라는 뜻이 이 말씀에 있는 거야. 그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환하게 열리더니 별들이 마구 쏟아지는 것이었다. 별은 어린아이 적에 항상 선망의 대상이었고, 꿈이었다. 이 곳 Flagstaff은 별들이 유난히 많이 선명하게 보이는 도시다. 밤하늘의 별은 은하수와 더불어 환상을 자아낼 정도다. 특히 Lake Mary에는 태양계 행성 중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을 발견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대낮에 별들이 쏟아지다니 믿기지 않았다. 내 눈이 5.0의 시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낮에 별을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지금 그 별들이 나를 향해 마구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예전에 바다 사람들은 하얀 낮에도 별을 보고 항해를 하였듯이 오늘 나에게 보여주시는 이별들은 하나님이 나의 갈 길을 보여주시고, 지시하시는 Sign임에 틀림이 없다. 별은 가슴에 담기고, 하늘은 눈에 담기고, 나의 발걸음은 정상에 서 있었다. 내 마음 속에 담긴 별들은 사랑으로 속삭이며 나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주님 이 죄인이 주님 뵈오려 나아옵니다. 주님의 숨결을 느끼려 나아옵니다.” 그 때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내 얼굴의 땀을 닦아주고 있었다. 산, 바람, 그리고 별. 나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Eden 동산에 서 있다. 태초에 말씀으로 창조하신 그 세계에 아무 부끄럼 없이, 짐도 없이 그렇게 벌거벗은 채 주님과 마주하고 있다. 행복, 사랑, 감사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영원히 주님과 함께... ‘그래도 내 십자가는 내가 지고 가야지. 내 십자가는 바로 산 아래 있거든’ 하산 길에 올랐다. 내가 사는 이곳은 사막의 한 가운데. 그런데 내려오던 중에 길을 잃었다. 옛 말에 이르기를 (궁즉변)窮則變하고, (변즉통)變則通하면, (통즉구)通則久라. 궁하면 막히면 내가 변하고, 그렇게 변하면 통하게 되고, 그렇게 통하면 천국(진리)에 이르게 된다고 했던가? 마치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듯 한 내 자신을 바라보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기도했다. 그리고 조심조심 내려온 그 앞에는 내 삶의 자리가 태연이 아니 평온히 나를 반기고 있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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