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아침묵상13 2004년 05월 28일
작성자 시연
묵상 본문 - 요엘 2:28-32 기후의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20년 후면 런던의 기후가 시베리아와 같아질 거라는 예측이 나왔다지요. 엘니뇨니 라니냐니 하는 말들이 더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화석연료의 과다한 사용이 빚어낸 생태계의 파괴는 종말이 더이상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큰일났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날씨는 분별할 줄 알지만 하늘의 뜻에는 무지한 것이 우리입니다. 문명은 진보했지만, 인간의 정신이 깊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늘의 기미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요엘 선지자는 자기가 살고 있는 땅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하늘의 뜻을 읽어냅니다. 땅의 현실과 하늘의 현실은 분리할 수 없이 얽혀 있습니다. 오랜 가뭄과 기근, 그리고 그나마 남아있는 푸른 움들을 덮치는 메뚜기떼의 공습(혹시 오래전 영화인 <대지>를 보셨는지요? 메뚜기떼가 대지를 덮는 모습 정말 굉장했지요?) 옛사람들에게 메뚜기떼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컸으면, 메뚜기를 '전쟁을 위하여 예비한 말'(계9:7) 같다거나, '그 이는 사자의 이 같다'(계9:8)고 했겠습니까. 그 엄청난 재앙을 보면서 요엘은 하느님의 심판의 경고를 듣습니다. 예기치 않게 시련이 임할 때 어리석은 사람은 시련이 임하는 통로가 된 사람들이나 사건을 탓합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시련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 실감나세요? 하느님을 염두에 두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의 자율성이 얼마나 큰 비극을 낳을 수 있는지 요엘은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라지요? 요엘은 백성들에게 '진심으로 회개하라'고 외칩니다.'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욜2:13)고 합니다. 이것은 아마 '슬퍼하는 자가 복이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말일 겁니다. 하나하나의 일에 잘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근본을 고치는 것입니다. '근본'은 '마음'입니다. 만물보다 심히 부패한 것이 마음이랍니다. 슬픈 이야기이지요. 마음이 병들었으면, 그 마음으로 행하는 일들도 성할 수 없습니다. 마음을 고치는 일이 새로운 역사의 시작입니다. 요엘이 회개하라고 백성들에게 외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긍휼하심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에 주께서 땅이 당한 일로 마음 아파하시고, 당신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셨다."(2:18) 요엘은 땅이 회복되는 날을 내다 봅니다. 황무했던 땅에서 들려오는 찬양소리를 마음의 귀로 듣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 가운데 계심을 실감합니다. 꿈이 없는 민족은 망한다지요? 하느님의 사람들은 꿈꾸는 사람입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그렇고 간디가 그렇습니다. 예언자들은 칼을 쳐서 보습으로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세상, 더 이상 사람들이 전쟁연습을 하지 않는 세계, 사나운 짐승과 연약한 짐승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계를 꿈꾸었습니다. 꿈은 역사적 상상력입니다. 상상력은 관계가 없어 보이는 것들을 맺어주는 정신의 능력입니다. 꿈꾸는 사람이라야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마침내 요엘의 꿈은 정점을 향해 깊어집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딸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역사적 상상력과 통찰력을 가진 아들과 딸들, 자신이 의미있는 존재임을 확인하며 살아가는 정신이 시들지 않은 노인들, 자기를 바칠만한 가치를 찾아 거기에 투신하는 비전의 젊은이들... 요엘이 이런 세상을 그리는 것은 편안한 시기가 아닙니다. 가장 힘겨운 시간에 그는 가장 멋진 세상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인생의 목적을 재미에서 찾는 젊은이들을 볼때 안타깝습니다. 그들은 시련, 결핍, 아픔, 굴욕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들은 고통을 통해 더 큰 세계에 이르지 못합니다.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지에 대해 묻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살아도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닙니다. 이 땅의 사람들에게, 특히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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