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아침묵상12 2004년 05월 27일
작성자 시연
축복해 주소서 얼마 전 나는 내가 아는 아침기도 혹은 저녁기도 중 가장 짧은 기도에 대해 들었습니다. 이 기도에 대해 내게 이야기한 부인은 걱정스러워하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침이나 저녁에 제가 드리는 기도는 거의 아무것도 아닌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단 한 마디로 된 기도이니까요. 그래서 혹 너무 짧은 기도가 아닌지 걱정됩니다. 저는 "하느님, 이 사람들을 축복해 주소서"라고 말씀드린 뒤 사람들의 이름을 댑니다. 저와 함께 사는 사람들, 제 주위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이지요. "하느님, 이 사람들을 축복해 주소서." - 이렇게 말하고 나면 사람들의 이름이, 다시 말해서 사람들의 얼굴이 저의 마음의 눈앞에 떠오릅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제가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 마음 속에 떠오르면 저는 그들의 이름을 하느님께 말씀드립니다. 그들의 얼굴이 제 눈앞에 떠오릅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하느님께 "이들을 축복해 주소서!"라고 간구합니다.> 이 기도가 훌륭한 아침기도 혹은 저녁기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눈을 돌려 이웃을 향하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이 기도는 동시에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표현해주는 말입니다. 그분께서는 다름아닌 축복해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믿는 기도입니다! 축복해 주시는 분! 이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내가 하느님께 "축복해 주소서!"라고 간구한다면 그 간구 안에는 다음과 같은 신뢰가 들어 있습니다: 하느님, 저는 당신께서 계심을 믿습니다! 당신께서 살아 계신 하느님이심을 믿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얼굴을 가지고 계심을 믿습니다. 제가 이름을 댄 이 사람을 바라보소서. 그를 돌아보시고 그에게 사랑을 베푸소서. 당신의 이름을 그 사람 위에 얻으소서. 어떤 이들은 아침 혹은 저녁에 기도하는 일을 이미 포기했을것입니다. 오래 전, 어릴 때 배운 기도들이 더 이상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런 기도들을 그저 죽 외워댈 나이는 이미 지났으니까요. 새로운 기도 말씀을 찾아내는 일이 너무 힘겹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댈 수 있습니다 - 아침에는 너무 바빠서 도무지 기도할 시간이 없고 저녁에는 또 너무 피곤하고 지쳐 있어서 기도할 마음이 나지 않습니다. "하느님, 축복해 주소서!"라는 이 짧은 기도가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주지 않을는지요? 이 기도를 하는 데는 시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조금만 마음을 기울이면 됩니다 - 사랑하기 위해서는 따로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하느님께 "하느님, 이 사람들을 축복해 주소서!"라고 말씀드린 뒤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댑니다. 어쩌면 우리와 싸운 사람들, 짐스럽고 이유없이 싫은 사람들의 이름까지도 댈 힘이 생길는지 모릅니다. "주님, 이 사람들을 축복해 주소서!" 그런 다음 나를 위해 수고한 사람들, 내가 짐을 지운 사람들, 내가 뒷전으로 밀쳐버린 사람들의 이름을 댑니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나는 이 짧은 기도에 망설임없이 나 자신을 포함시켜도 될 것입니다: "주님, 오늘 하루 저를 축복해 주소서!" 요하네스 부어스 <<하느님의 선율을 노래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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