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아침묵상5 2004년 05월 20일
작성자 시연
"예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잡수실 때에 그들에게 이렇게 분부하셨습니다. '너희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아버지의 약속을 기다려라.'"(행1:4) 정나미 떨어지는 땅, 유다적 정체성의 물리적 실체이지만 거룩한 도성이기에는 너무나 어두워진 땅, 더욱이 생명과 사랑에 대한 인류의 염원이 꺾인 피흘린 도성을 떠나지 말라구요? 왜일까요?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짚고 일어선다는 말이 있습니다. 갈등은 회피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도 해결이 아닙니다. 무조건적인 대립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갈등의 땅인 예루살렘이야말로 평화(살렘, 샬롬)의 샘터가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예루살렘 근처의 골고다, 그곳은 비극의 장소이지만 또한 새로운 생명의 빛이 비쳐든 곳이기도 합니다. '우주배꼽', 어느 시인이 골고다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나라를 되찾아 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때나 시기는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권한으로 정하신 것이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능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그리고 마침내 땅 끝에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될 것이다."(행1:6-8) 때에 대한 관심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그 관심이 오늘의 역동적 삶을 볼모로 잡을 수 있기에 주님은 그 때를 정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또 주님은 제자들의 오해를 바로잡아 주십니다. 주님이 회복하실 나라는 '이스라엘'만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등진 세상 전체입니다. 민족주의의 장벽이 무너지지 않고는 새로운 세상이 올 수 없습니다. 주님은 세상을 새롭게 하려는 이 멋진 일에 당신의 제자들을 증인으로 부르십니다. 역사발전에 무임승차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값싼 은총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겁니다.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하늘을 쳐다보면서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서 하늘로 올라가신 이 예수는, 하늘로 올라가시는 것을 너희가 본 그대로 오실 것이다."(행1:11) 하늘로 올리우시는 주님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에게 천사들이 한 말입니다. 그런데 천사는 제자들을 '갈릴리 사람들'이라고 지칭합니다. 하긴 제자들은 대개 갈릴리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오늘 따라 그게 새롭게 들리네요. '갈릴리 사람들'은 어쩌면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부름받은 신앙의 독립군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요? 하늘도 보아야 하지만, 땅도 보아야 합니다. 수직과 수평의 교직 속에서 생명이 태어납니다. 오늘도 질척거리는 일상 속에 하늘의 빛과 평화를 가져가십시오. 신앙의 독립군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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