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이렇게 불경스러운 그림을...... 2003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The Virgin Spanking the Christ Child before Three Witnesses:
1926, Max Ernst Oil on canvas , 196 x 130 cm
Museum Ludwig, Cologne

<아기 예수를 때리는 성모>라는 그림, 누구나 보는 순간 놀랄 것입니다.
창문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세 명의 증인은 Andre Breton, Paul Eluard, 그리고 그림을 그린 화가 에른스트 자신입니다.

혹시 로렐라이 언덕으로 유명한 라인강가의 쾰른에 가보셨는지요?
숲을 연상케하는 고딕건축 쾰른 성당과 나란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에 발라프-리하르츠 미술관이 있고, 한 건물에 루드비히 미술관이 들어있지요. 이 그림이 바로 루드비히 미술관 벽에 턱하니 걸려있습니다.
그동안 화집을 많이 봐왔던 사람이라도 아마 이 그림은 본 기억이 없을 거에요. 막스 에른스트가 아주 유명한 화가이고 그의 그림을 인터넷 싸이트 여기저기에서 소개하면서도 <아기 예수를 때리는 성모>는 올려놓지 않더군요.
불경스럽다는 말썽을 빚을까봐서 그런지.........

막스 에른스트는 이 그림 때문에 쾰른의 성당에서 들고일어나 파문을 당했지요. 그가 파문 당하는 자리에 에른스트의 아버지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아들의 파문을 주장하면서.

저는 이 그림을 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며 갑자기 예수님과 더 친한 느낌을 받게 되었어요. 우리와 같은 몸을 입은 예수 그리스도! 친밀감이 느껴져요. 아기 예수의 엉덩이는 빨갛게 보이고, 후광은 바닥에 떨어져있고, 화가 잔뜩 난 성모의 몸은 씩씩한 독일 여자의 체형으로 보이네요.
성모와 아기 예수, 내 이웃의 가족들과 똑같이 느껴진다면 이건 불경한 것일까요?
에른스트가 무슨 마음을 먹고 이런 표현을 했는지는 그 마음속을 알 수 없으나, 이 그림을 보는 제가 불경스럽다고 놀라지 않고 예수님에게 더욱 친밀감을 느낀다고 말해서 에른스트가 파문당한 것처럼 혹시 제가 청파교회에서 파문당하는 일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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