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시헌이 소식입니다. 2003년 01월 01일
작성자 나몽이
우리 청년 손시헌군이 요즘 아주아주 열심히 야구하고 있구요...

매주 주일에도 경기가 있어서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안부인사 전해

달라고 합니다.

뒤이어... 최근 시헌이에 관한 신문기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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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손시헌 롯데전 데뷔홈런 '매서운 연습생'



참으로 오랜만에 '연습생 신화' 속편이 나올 조짐이 보인다.
 
한화 장종훈(35)이 80년대 빙그레에서, SK 박경완(31)이 90년대 쌍방울에서 만들어낸 데 이은 제3탄이다.
 
그 주인공은 두산 유격수 손시헌(23)이다. 손시헌은 요즘 야구를 덩치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명성으로 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172㎝·65㎏의 손시헌은 유니폼에 'Bears'라는 마크만 없으면 몸집이 큰 리틀야구선수로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빠른 발놀림과 매끄러운 글러브질은 어느 프로팀의 주전 유격수에게도 꿀리지 않는다. 특히 총알처럼 빠르게 쏘아대는 송구능력은 '더 건(The Gun)'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켄 캐미니티(전 휴스턴)를 연상케 한다.
 
수비만 잘하는 게 아니라 28일 롯데와의 잠실 더블헤더에서는 4타수 3안타를 쳤고, 26일 롯데전에서는 1-2로 뒤진 5회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선린상고-동의대를 졸업한 손시헌은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해 올시즌 '신고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7월1일 1군에 등록하며 계약금 없이 연봉 2,000만원에 정식 프로선수가 됐다.
 
두산 양승호 수비코치는 "내년에는 일을 낼 친구"라는 한마디로 손시헌을 평가했다.

류강훈 기자 hooney@hot.co.kr



[야인극장] 170cm… 작은 거인 손시현




보통 남자보다도 작은 170㎝ 70㎏의 작은 체구, 중학생으로도 착각이 될 정도의 앳되고 여린 외모. 그라운드에서 그가 들고 있는 방망이는 유난히 커보이기 까지 한다.

두산 내야수 손시헌(23). 하지만 작고 여려보이는 그는 올 후반기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격언을 실천해 보이고 있다. 올 해 신고선수(예전식으로 말하면 연습생)로 두산에 입단해 탄탄한 어깨와 재치 있는 수비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기 까지 그를 알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묶었다.

#. 에피소드 1: 야구를 싫어했던 아이

"그 지루한 걸 왜 봐요? 다른 거 봐요." 1980년 서울 화곡동에서 태어난 손시헌은 어릴 적 식구들이 야구 중계를 볼 때 마다 이렇게 졸랐다.

도대체 저걸 무슨 재미로 보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아이. 하지만 3학년이 된 89년 4월 동네 꼬마가 야구헬멧과 배트를 가져와 '야구 놀이'를 해 보자고 해 방망이를 처음 휘둘러본 그는 야구에 홀딱 반하게 됐다. 그 때부터 매일 야구 놀이를 하고 놀았고 한 달 후인 89년 5월 화곡초등학교 야구부에 들어갔다.

부모님은 '얼마나 하려고 저러나'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 봤다고. 그는 "부모님이 반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야구 관두고 공부나 해라'는 말을 말 버릇처럼 하셨다.

그 말이 오기를 불러 일으켰고 지금까지 야구를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이 택한 일에 책임감이 강했던 손시헌. 책임감과 자존심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 에피소드 2: 인생의 라이벌

야구를 시작한 후 그는 '오기'를 더 자극시킨 일생의 라이벌을 만났다. 바로 한화 한상훈. 그와 초등학교 동창인 동갑내기 한상훈은 손시헌보다 한 달 빠른 89년 4월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초등학교 내내 한 달 먼저 야구를 시작한 한상훈에게 밀려 자신은 늘 2인자 였다고 회상했다. 한상훈은 유격수와 1번 타자를 맡았고 자신은 2루수와 2번타자 였으며 6학년 때는 한상훈이 주장이었고 손시헌이 부주장이었다.

또 손시헌은 선린중학교에 진학한데 비해 한상훈은 그 보다 더 야구를 잘한다고 소문이 났던 신일중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그 후 힘들 때마다 한상훈을 떠올리며 자신의 오기를 자극했다. 졸업 후 한상훈은 당당히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고 자신은 지명조차 받지 못했을 때는 정말 서러웠다고.

야구 외적으로는 둘도 없이 절친한 친구지만 먼저 1군 무대에 데뷔한 한상훈이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쳤을 때 축하전화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한상훈도 지난 26일 자신이 첫 홈런을 친 후 자신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단다.

#. 에피소드3 : 집단 탈출 사건

순한 '범생이'같은 인상의 그는 대학 때 '야구를 그만 둘 뻔'한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 부산 동의대 창단멤버로 뛰던 대학 1학년 때 힘든 훈련에 못 이겨 집단 탈출을 감행했던 것.

그는 "당시 학교가 엄하기로 유명했다. 자유로운 대학생활과는 너무 다른 엄격한 집단 생활과 힘든 훈련에서 탈출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탈출을 주도했던 다른 선수들과 함께 숙소를 나온 김해로 가 하루동안 거리를 배회했다. 하지만 탈출하고 나니 남는 건 "이러다 정말 야구를 못하게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 뿐이었다고.

하룻동안 야구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고 하루 만에 돌아간 그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매'를 달게 맞은 후 더 이상 한 눈 팔지 않고 야구에만 매진하게 됐다.

★ 손시헌 프로필

▲생년월일 : 1980년 10월 19일
▲신장 170㎝ 몸무게 70㎏
▲출신교 : 화곡초등학교_선린중학교_선린인터넷고_동의대
▲2003년 입단/ 연봉 2000만원
▲2003년 7월 1일 1군 합류, 첫 1군 경기 데뷔
▲2003 시즌 성적(8월 31일 현재)
타율 .224 36게임 85타수 19안타 1홈런 3타점

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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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극장] 작은 고추가 맵다니까요~

동병상련 …168cm 김광수 코치가 도움


139㎝·150㎝·170㎝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 손시헌의 키다. 지금은 '작은 데도 저렇게 잘해?'로 바뀌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이 키로 어떻게 야구를 해?'라는 말을 밥 먹듯이 들어야 했다.

그래도 '말'만 들었을 때는 괜찮았다.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을 때 '키'로 인한 진짜 장벽이 다가왔다. 키 때문에 그를 받아주겠다는 대학팀이 한 곳도 없어 그는 졸지에 고졸 실업자가 될 뻔 했다. 하지만 그 때 구세주 같은 사람이 나타났다.

지금의 그를 만든 두산 김광수 코치가 IMF 때 잠시 코치직에서 '퇴출'당해 그가 다니던 그를 구한 이는 선린인터넷고 에서 그를 가르쳤던 김광수 코치로 왔던 것.

역시 (168㎝)이다. 김 코치는 자신을 닮은 손시헌을 동의대 창단사령탑을 맡은 김민호 감독에게 적극 추천했고 그는 가까스로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또 다시 시련이 왔다. 이번에도 역시 '키'때문에 프로팀에서 지명받지 못한 것. 그는 지명이 끝난 후 친구들과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괴로워했단다. 하지만 다음 날 술도 덜 깬 그에게 여기 저기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지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가능성을 높게 산 LG 기아 현대 롯데 등에서 입단 제의를 해왔다. 일부 팀에선 계약금도 제의해왔다. 하지만 손시헌은 계약금 제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설 자리가 있다고 판단한 두산의 문을 스스로 두드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힘이 돼 주던 김광수 코치가 그를 반갑게 맞아줬다.

"몇 천만원이 넘는 계약금이 피부에 와 닿질 않았다. 휴대폰을 너무 사고 싶었는데 휴대폰 사준다고 했으면 다른 팀에 갔을 지도 모른다"는 그는 "계약금도 없이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오히려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키에 대한 콤플렉스는 있다. "야구도 야구지만 미팅, 소개팅 할 때 키 때문에 걱정이 돼요, 프로필에 172㎝라고 돼 있는데 조금 늘린 거에요." 그의 키는 정확히 170㎝. 현역 최단신으로 알려진 LG 최만호(프로필의 키)와 똑같다. 그의 꿈은 롯데 박정태처럼 승부욕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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