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도하는 손 | 2003년 01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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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혜숙 | |
저는 지금 독일 뉘른베르그에 있습니다. 각처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저의 가족들 중에 두 명이 현재 이 집에 머무르고 있답니다. 누구누구냐고요? 촌수도 없는 관계의 사람이지요. 유럽에서 이태리, 영국, 독일 이렇게 세 나라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세 명 중에 두 명이 겨우 이 집에 함께 모이게 되었답니다. 컴퓨터 마련을 했고, 아직 전용선은 개통이 안됐어요. 모뎀으로 접속하고 있지요. 뉘른베르그 소개는 차츰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알브레히트 뒤러(Durer, Albrecht)의 그림 하나 소개합니다.
많이 보던 그림이지요?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이미 다 아실 거에요. 화가가 되기를 희망한 가난한 두 친구중에 한 명이 먼저 돈을 벌어서 한 친구를 후원하고, 나중에 그 나머지 친구가 그림 공부를 하기로 했대요. 제비뽑기에서 뒤러가 먼저 차례가 되어 그림공부를 하여 성공했고,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기도중이어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친구의 기도 소리가 들려왔어요. "너무 힘든 노동으로 제 손은 많이 거칠어져서 이 손으로 붓을 잡을 수도 없을 지경입니다. 그러니 지금 그림공부를 하고 있는 제 친구 뒤러라도 훌륭한 화가가 되도록 도와주세요." 이런 내용의 눈물어린 기도였대요. 친구의 우정에 감동한 뒤러는 노동으로 거칠어진 친구의 기도하는 손을 그림으로 그렸답니다. 이런 내용인데요, 사실은 출처가 분명치 않은 이야기랍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이유도 알 수 없고요. 뉘른 베르그 성 아래에 있는 뒤러의 집은 현재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가 되었는데, 거기 관리인에게 "기도하는 손"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도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해요. 그리고, 제 생각에도 뒤러 가족이 그렇게 가난하게 살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뒤러가 살던 시대의 뉘른베르그는 상당히 부자 도시였고, 뒤러의 아버지는 금세공업으로 그리 가난하진 않았을 거에요. 어쨋든, 사실을 확인해야할 의미도 없지요. 우린 그 그림과, 그 그림에 따라다니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감명받으면 되니까요. 아래는 뒤러의 집입니다. 뉘른베르그는 참 아름다운 도시랍니다. 사진을 잘 찍어서 천천히 소개할께요. 우리 교우님들, 기도하는 중에 만나는 우리 사이인 걸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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