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도시에서 우는 풀국새 소리에 2003년 01월 01일
작성자 방랑자

1.
하숙집이 게딱지로 앉은
틈새 거리의 목련 가지 위에
풀국새 울음 우는 날

침침한 오뉴월
산과 들 땀방울 맺히고
숨막히는 적막이
울음소리에 멀어지면

누렇게 퇴색한
보리 이삭 한 떨기
살 속을 파고들어 따가워 온다

2.
푸른 파도 헤치고
산 넘고 강을 건너 바람을 따라
구름 지는 안개 너머로
별빛 같은 머나먼 꿈을

떠돌이들 뿐인
이 음산한 골목에서
나래 접은
네게도 지나 온 삶이
없었을까만

모두가 떠도는 것일 뿐

아직도 남은 여정
날갯짓 펄럭이며 기뻐 울다가
어느 하늘 아래서
죽지 꺾여 한 생 다하는 날

네 영혼
하늘 가는 아름다운 노래 하나
기꺼이 불러라

먼 옛날
그 허기져 슬피 울던
기억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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