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제주 답사기 - 4 2003년 01월 01일
작성자 박범희
제주 무속 : 신당 기행

무교는 제주문화의 중요한 뿌리이다.

전통사회 제주인의 신앙이 무교 중심이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사회변화와 맞물려 지금은 그 의미가 약화되기는 했지만, 그런데도 현재 존재하고 있는 신당의 수가 300곳을 상회한다. 물론 마을에 따라서 어떤 곳은 신당이 전혀 없기도 하고, 더러는 신당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신앙민이 거의 찾지 않아 폐당 지경에 이른 곳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신당에 여전히 신앙민이 찾아오며, 마을에 따라서는 예닐곱 곳의 신당이 존재하는 곳도 있다. 특히 마을 전체의 안녕과 가내의 무사를 비는 마을 차원의 당제가 열리는 곳만 해도 삼십여 곳에 이르며, 마을의 크고 작은 일,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일일이 당에 고할 정도로 거의 전 주민이 신앙하고 있는 마을도 있다.

우리가 제주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제주인의 역사를 통해 면면이 이어져 온, 그리고 현재에도 제주인의 심성과 문화에 살아 숨쉬고 있는 무교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그리고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고단하고 척박한 삶 속에서 정신의 의지처로 삼았던 신들이 좌정한 곳, 그 곳에서 시나브로 가족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정성이 서린 곳, 그곳으로부터 삶의 질곡을 극복하는 지혜와 운명공동체로서의 마을 의식을 길러왔던 곳에 우리가 다시 서서 그 속에 담겨있을 제주인의 삶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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