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겨울 편지 2003년 01월 01일
작성자 초행자

가슴 속을 메아리치는
그리움이 깊어진 날
흰 눈 덮힌 광야를
발자국 짓는 여린 온기
사각이는 뒷길마다에
풀로 피는 언어 비늘을

흩어 뿌린 편린으로는
메울 길 없는 긴긴 거리
뒤척이는 불면의 밤을
수 없이 구겨 다시 써도

때 없이 밀어드는
공허의 잔은
강물로도 다 못채울
사막의 바닥인 데

물레 허리를 감고 도는
목화(木花) 솜실로 풀고픈 사연들
손 끝에서 길어지는
흑암의 밤을 태워
한 자루 촛대 아래
눈물로 쌓이는 불빛 연어(戀語)

마음 심지는 천 리 길을
저 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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