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몸 아끼기 2002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이미 오래전부터 이 몸은 당신의 것입니다.
미지의 그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표피의 솜털에서부터 몸 가장 깊은 곳 창자 속까지
나는 모든 것을 당신에게 바쳤습니다.
미지의 그대.

까맣게 잊고 지냈습니다.
이 몸이 당신의 것이라는 것을.
이 몸이 내 것인양
내 마음대로 부리고 소홀히 다루었습니다.
늦은 깨달음입니다.
내 영혼을 담은 당신의 몸!
미지의 그대, 당신의 몸.

당신에게 돌려드릴 때까지
소중히 간수하고 아끼겠습니다.
언젠가 이 몸을 당신이 찾아가는 날
귀하게 쓰임받는 몸이 되도록
잘 보살피겠습니다.
미지의 그대.

빌려쓰는 당신의 몸
당신의 몸이 더렵혀지지 않을
정결한 것만을 담아두겠습니다.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담아두렵니다.
상처나지 않도록 부드럽고
따뜻한 영혼을 담아두렵니다.
당신에게 돌려드리는 날
온전한 몸이 되도록 아끼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몸은 당신의 것입니다.
미지의 그대.
이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
잊지 않겠습니다.
미지의 그대, 당신의 것입니다.

- 신체 기증의 뜻을 되새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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