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월드컵 개막식 2002년 01월 01일
작성자 chs
옛날에 춘향이와 이도령이 같은 달을 바라보며 서로 생각했다고 한다.
해도 달도 서로 다른 시간에 뜨고지니 런던에 있는 우리와 서울 식구들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서로 생각할 수도 없다.
서로를 같은 시간에 묶어두는 것은 바로 TV시청이다.
우리는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 개막식을 함께 보았다. 영어로 말하는 아나운서의 해설을 들어가면서.

누구도 하지 못하던 역사적인 일을 스포츠가 하는 것을 보았다.
88 올림픽 때 (구)소련기가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펄럭이는 광경을 볼 때도 그랬고, 오늘 일장기가 대접을 잘 받으며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 등장한 모습을 보면서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설레었다.
난 1951년 생이다. 전쟁중에 태어났지만, 소련기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더구나 그보다 훨씬 이전에 가슴을 덜컥덜컥하게 했던 일장기에도 거부감은 없다.
그래도 88 올림픽과 이번 월드컴 대회를 통하여 금기시되어왔던 깃발들이 펄럭이는 모습을 보며 감정에 잔 물결처럼 일렁임은 숨길 수가 없다. 내 나이가 그런 나이일 것이다. 아직 생존해계신 나의 윗세대분들의 뛰는 가슴이 조금은 내 안에도 있나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소련기가 서울하늘에 펄럭이든(이미 오래전에 지났지만), 일장기가 공식행사에 으시대며 나풀대든 가슴에 아무런 동요도 없는 것 같다.

모두가 하나되기를!
이 땅에 참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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