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베베베 쯔쯔쯔 따따따 2002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어느 종족의 언어냐구요?
우리집에서 통용되는 말이지요.
놀랍죠? 식구의 최연소 연령이 20세인 가정에서 베베베 쯔쯔쯔라니.
따따따는 잘 사용하진 않고 어쩌다가 한번 쓴 말이고요.

베베베는 우리끼리 싸이트 주소를 불러줄 때 쓰는 말이랍니다.
www의 독일식 발음이지요.
한글로 글 쓰다가 인터넷에 들어갈 때 한영 키 변환을 까먹고 그냥 주소를 치기 시작하면 ㅈㅈㅈ이 나옵니다. 그러면 에구 또 까먹고 그냥 썼구나 쯔쯔쯔.
영어론 뭐라고 말하나 했더니 www. 더블류에서 따온 따따따라네요.
인터넷 세대들이 더블류를 세번할만큼 느리고 인내심이 긴 세대들이 아니니까요. 따따따.

사람들이 하두많이 컴퓨터에 매달리니까 인터넷 안하는 날까지 생겨났지요.
그런데, 우리 식구들은 하루도 인터넷을 안하는 날이 없으니 중독이라고 해야할지.......
가족들끼리 인터넷에서 채팅하고, 면전에 맞대놓고 말하기 쑥스러운 얘기를 이메일로 보내고, 무거운 물건은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며칠전 꼭 구입할 책들이 있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교통비도 안들고, 무거운 것 들고다니지 않으니 참 편하더군요. 어떤 것은 900쪽이 넘는 책도 있고, 보통 500쪽 정도씩 되는 책들을 12권이나 샀으니 버스타고 교보문고에서부터 들고오려면 힘들었을텐데 앉은 자리에서 받아보니 참 편해요.

김치와 젓갈을 주문해서 배달이 즉시 왔거든요.
시장에도 안가고, 전화주문도 안하고, 물건은 배달이 왔으니 어머니는 사뭇 신기한 모양입니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을 드렸지요.
그 반찬들이 어머니 입에 딱 맞아서 또 주문할 생각을 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컴퓨터를 통해서 그 반찬들이 왔다는 설명을 들으시고는 "나는 그거 할 줄 몰라서 또 못 사먹겠네..."하며 아쉬워하십니다.
우리가 통화할 때 말씀만 하시면 내가 다 알아서 어머니 눈앞에 딱 대령시키겠다고 했더니 런던에서까지 시킬 거야 없다고 하시네요.
런던에서나 서울에서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을 이해하기는 힘든 어머니입니다.

어디가 아프다고 정확히 말할 수도 없는데, 사실은 한 군데도 아픈 곳이 없고, 또 안 아픈 곳이 없이 다 아프기도 하고,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집에 들어앉아 컴퓨터로 필요한 것들 주문하고, 아이들에게 지시할 것 써서 보내고, 애들이 보낸 생활보고서 읽어보고 그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왜이렇게 무기력할까요?
신선한 공기, 심호흡, 가벼운 운동, 싱싱한 야채먹기, 비타민 C 정제까지 먹어도 자꾸만 몸이 가라앉네요. 잠을 조금 자면 그대로 힘들고, 그래서 많이 자면 까라지고, 할일은 태산같은데.......
잠시, 편한 곳에서 수다를 떨면 좀 기운이 나려나하고 들어왔었는데 횡설수설만 하고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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