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작은 그림 전시회...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조항범
예민'이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어느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얘기' 부른 가수 기억 하시나요?)
어린이와 자연에 대한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던 가수인데
오랜만에 어느 TV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콘서트를 한다 더군요.
그런데,
콘서트 장소가 재미있었습니다.
큰 공연장이나 소극장처럼 갖추어진 공간이 아닌 곳에서,
그 것도 벽지의 분교를 돌며 몇 안 되는 어린이를 위해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노래가 어린이에 관한 것이고
어린이들과 함께 부르기에 가장 좋은 공간이라
다른 간섭이나 목적없이 그저 노래하는 시간만 갖기로 했답니다.
한편 고도의 상술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어린이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산골분교의 밤 느낌을 그려보니
너무나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린이, 자연, 시골학교... 소중하고 아름답기만 한 이미지가 아닙니까?
그곳에서 어린 목소리들이 노래로 흘러나온다면...
누구라도 악한 마음을 품을 수는 없겠지요.

청파교회의 작은 미술 전시회는 바로 그런 것 이었습니다.
지하실의 작은 방에서 자신만의 충분한 공간이나 화려한 액자도 없이
걸려있는 아이들의 그림은
참으로 솔직하고
예쁜 감성으로 가득한 것이었습니다.
호화 갤러리에서 열리는 유명작가의 그 어떤 작품 보다도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은
'감성의 교감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내느냐' 이고
그리는 기능이나 효과는 보조적인 것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미술학도 들이 석고상이나 정물을 앞에 놓고
대학에 가기 위한 '기술'을 연마하고 있지만
(사실 그 노력도 많은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만)
학사 과정이후의 자기작품에서는
감성의 진공상태를 느끼게 마련이고
순수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유년의 기억을
허겁지겁 뒤적거리게 됩니다.
결국 좋은 그림(작품)의 조건은
'감성’이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기뻐할만한 그림을 그리고
보는 사람도 미소 지을 수 있을 때
그 밖의 조건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남을 뿐이지요…

예쁜 그림을 그려준 어린 작가들,
가르침에 열성을 다하신 곽권희 집사님,
곁에서 도움 주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며, 우리를 위해 영화를 버리고
초라한 구유에 오신 아기예수님을 떠 올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

덧붙임 - 아이들은 작은 낙서에도 최선을 다합니다...

또 덧붙임 - 부목사님의 수고로 자료실에 사이버전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들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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