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남들은 다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한 동네 살던 아줌마랑 시장엘 갔었다.
그날은 <피스타치>를 특별히 싸게 팔았다. 그 아줌마는 반가워하며 얼른 두 봉지를 집어넣었다. 자기는 피스타치를 너무 좋아한다면서.
그래서 나는 이렇게 싸게 팔 때 많이 사두라고 했다.
그 아줌마는 정색을 하면서 자기는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사면 안된다고 했다.

우리 그이가 못 하는 것이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당구>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당구를 쳐봤는데, 그게 너무너무 재미있었단다. 그 재미에 빠지면 큰일날 것같아서 그 한 번 뒤로는 당구와 담을 쌓고 살았다고 한다.

우리 딸은 버터에 볶은 <브로콜리>를 아주 좋아한다.
하루는 그 애가 밥먹는 모습을 보니, 브로콜리만 빼놓고 다른 반찬부터 집어먹고 있다. 이상해서 물어보니 자기는 브로콜리를 너무 좋아해서 아끼는 거란다. 다른 것들 다 먹은 다음에 먹기 시작하려고.

우리 애들에게 청소를 시키면 애들은 제일 늘어놓아 치우기 힘든 곳부터 시작을 한다. 우선 손쉬운 곳부터 완성해놓고 더딘 곳을 하면 어떠냐고 하면, 애들은 그러면 나중에 더 치우기 싫어진단다. 그래서 제일 하기 싫고 힘든 곳부터 반짝반짝 치우기 시작한다.

나는 어떠한가?
시장볼 때 좋아하는 것은 잔뜩 사서 낭비하고, 재미있는 일에 푹 빠져 시간을 탕진하고, 맛있는 것부터 먹기 시작해서 나중에 남은 음식은 먹기싫어하고, 일하기 힘든 것은 자꾸만 뒤로 미뤄둔 채 쉬운 일만 우선 해치우고...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무엇을 먼저 택하며 살아갈까?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