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교회 개방과 나의 결혼식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내가 청파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1983년 12월 25일부터이다.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8년, 정확히 만 7년 7개월만에 청파교회 교인이 되었다.
집안의 도움없이 결혼식을 스스로 준비하는 우리들은 예식장비를 마련하기도 어려웠었다.
궁리끝에 교회에서 식을 올리자는 결론을 얻었지만, 교회에 다니지 않던 우리는 찾아갈 곳이 없었다. 내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께서 다니시던 청파교회가 생각나 우리는 무작정 청파교회를 찾아왔다.
박정오 목사님께 우리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데 이곳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목사님께서는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하나님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사람을 어떻게 반대하겠느냐"는 박목사님의 첫마디에 우리는 안심을 했다.
식장 문제 하나는 해결된 셈이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때 우리는 허락해주신 박목사님께 감사드렸고, 하나님께 감사할 줄은 몰랐었다.

결혼 후 단 한번도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셔서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지금은 교회개방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니 하나님께 부름받은 앞뒤 이야기는 생략한다.)
교회를 다니겠다는 결심끝에 우리는 서슴치않고 청파교회를 택했다.
교회에 전화를 걸어 예배를 몇시에 시작하는지 묻고, 그 주일(12월 25일)에 결혼식을 올린 청파교회에 결혼 식후 8년만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다음 주일, 새해 첫주일에(1984년 1월 1일) 우리는 청파교회에 등록을 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 부부의 신앙생활이 청파교회에서 시작된 것은, 그리스도인도 아니고 이 교회 교인도 아닌 우리에게 이곳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목사님 때문이었다.
한쌍의 가난한 연인들에게 베푼 은혜가 예수그리스도를 모르던 자에게 그리스도를 알게해주었고, 청파교회의 교인으로 끌어들인 결과가 된 것이다.
비신도의 예배당 사용을 허락하신 분은 박목사님이시지만, 잊혀지고도 남을만큼의 긴 세월 후에도 우리를 잊지않고 이곳으로 불러주신 분은 하나님이신 것을 믿는다.

"교회개방"이라는 말을 접하고 잠잠히 있지못하는 것은 내게 이런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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