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영원한 사랑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권혁순
며칠 전 아는 사람이 한 권의 동화 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자신의 딸이 읽고는 울었고 그 분도 읽고 같이 울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직접 보려고 서점에 가서 찾아 보았는데 금방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제목에 love와 forever라는 단어가 들어 간다는 것 이외에는 정확한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서 한 참을 뒤졌습니다. 그러다 눈에 띤 것이 'love is forever'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역시 어린이를 위한 그림 책이었는데, 남자와 여자 어린이가 등장하였습니다. 마치 전에 유행했던 'love is...'라는 만화처럼 각 면마다 사랑에 대해 그림 하나와 문장 하나가 적혀 있었고, 마지막에 가서 사랑은 영원하다고 끝을 맺고 있더군요. 그러나 이 내용이 그 분이 들려 주었던 것이 아니기에 한 참을 더 찾아서 원하던 책을 드디어 발견했지요. 'love you forever' 우연히 찾은 비슷한 제목의 두 권의 책을 단숨에 읽고 (채 3분도 걸리지 않았지요), 재미 있는 생각이 들어 두 권의 책을 충동 구매하고 말았습니다.


1. 남녀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이 과연 영원한 것인가요? 요즘 주변에 보면 금방 식어 버리는 남녀 간의 사랑을 많이 봅니다. 요즘 연인들은 만난지 백일되는 날을 기념하기도 하더군요. 예전에 유아 사망율이 높았던 시절, 아이가 백일을 산 것이 대견하여 기념하던 것처럼 혹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랑이 불안하여 겨우 백일도 기념할 만 한 일로 된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남녀 간의 사랑이 이루어져 결혼하더라도 오래 가지 못하고 깨지는 커플이 점차 늘어 간다고 하지요. 백배 양보해서 비록 그 사랑이 오래 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유한한 인간의 삶이 마무리되면 그 사랑 역시 끝나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영원한 사랑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일생 일대의 사랑', 뭐 이 정도로 표현해야 적합한 것 아닌가요?

2. 자녀에 대한 사랑.
'love you forever'라는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이 있겠지요. 집안을 어지르고, 말을 듣지도 않고, 커 갈수록 점점 이상한 짓들만 하는 아들. 정말이지 동물원에 팔아 버리고 싶을 정도로 속이 상하지만, 그래도 보듬어 안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는 어머니. 아들이 분가하여 나가 살아도 못내 잊지 못하는 어머니의 모습. 여기까지는 어머니의 한 없는 사랑에 대해 많이들 들어온 식상한 얘기이지요. 아마도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이 가장 의미 심장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되는군요. 잠이든 늙고 병든 어머니를 안고서 자신이 평생 들었던 그 노래를 부르던 아들의 모습도 참 보기 좋았지만, 그 아들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서는 자신의 딸을 안고 동일한 노래를 불러 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부모에서 자식에 이르는 사랑은 한 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대(generation)를 거쳐 계속되기에 영원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보여 줍니다.

이 책을 몇 번을 보면서 재미 있는 생각을 하나 더 하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에 주어가 없다는 것이지요. 정해진 사람 만이 영원히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든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으려고 그런 제목을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어머니가 그랬듯이, 아들이 그러고, 또 그 아들의 딸이 그러고, 그런 식으로 영원히 사랑이 전달된다면 참 좋은 가정이 될 것이고, 참 좋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love you forever'는 다른 한 편으로는 you(너 자신 = 네 분신 = 자녀)을 영원히 사랑하라는 명령의 뜻도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다소 과장된 해석도 해 봅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죠 아마.) 나를 미치게 만들기에 어딘가에 팔아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잘 살펴 보면 하나님의 귀한 선물로서 나의 사랑이 필요한 귀한 존재임을 알고 감사해야 하겠지요. 물론 나도 내 부모님에게 동일한 느낌을 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아 이만큼 성장한 것일 게지요.

3. 하나님의 사랑.
영원한 사랑을 말하자면, 결국 여기까지 와야겠지요. 태초부터 영원까지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이 세상에 있게 하신 분, 그 분의 사랑은 어찌 말로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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