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제가 글을 써서 올려야하는데, 또 남이 쓴 글을 옮겨옵니다.
책읽은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는 제 친구 박 은영이 보내는 글이에요. 우리 교우님들과 함께 읽고싶어서 여기에 옮겨놨어요.

<아래, 옮긴 글>
이 세상을 보다 좋은 세상으로 바꾸기 위하여 '도움 릴레이'를 실천한 어느 소년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책제목인 '트레버'는 바로 그 소년의 이름입니다.
트레버는 미혼모인 엄마와 사는 12세의 소년으로, 아버지는 집을 나간 지 1년이 넘었고, 엄마가 생계를 꾸려나가지요.

어느 날 트레버가 다니는 학교에 루벤 선생님이 전근을 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씩 생각하고 실천하라'는 특별 과제를 내줍니다.
그래서 트레버가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이 책의 원제인 'Pay it foward' 즉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 운동이었지요.
"제가 세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일을 해주는 거예요. 그런 다음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은혜를 갚으면 되냐고 물어 보면,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고 요구하는 거죠. 그러면 세 사람이 각각 세 사람씩 돕게 돼요. 그러면 9명이 도움을 받게 되죠. 그 다음에는 27명이 도움을 받게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다음에는 81명이 되고, 그 다음에는 243명이 되죠. 그 다음에는 729명이 도움을 받게 되고요. 그 다음에는 2천187명이네요. 얼마나 도움을 주고받는 수가 많아지는지 아시겠죠?"

트레버가 도와준 세 사람은 길거리의 노숙자 제리와 이웃에 홀로 사시는 그린버그 할머니, 그리고 루벤선생님이었습니다.
트레버는 먼저 제리에게 자신이 신문을 돌려 번 돈을 주어 새 옷을 사게 하고, 자신의 집에서 샤워도 하게 하여 취직을 하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린버그 할머니의 정원을 무료로 손보아 주어 할머니를 기쁘게 해줍니다.
베트남에서 부상을 당하여 얼굴이 흉하게 되어 사람들과 교류를 피하고 외롭게 살고있는 루벤 선생님을 위해서-역시 외롭게 사는 자신의 엄마-아를렌과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그러나 일은 트레버가 생각한 만큼 잘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제리는 다시 마약에 손을 대어 교도소로 갔고, 그린버그 할머니는 이 세상을 떠나셨고, 선생님과 엄마는 서로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서로를 오해하는 일까지 발생하지요.

자신의 도움이 다른 사람에게 잘 전파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그래도 트레버는 열심히 '도움 릴레이'를 계속합니다. 그러나 트레버가 모르는 사이에 '도움 릴레이'는 전국적인 운동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된 신문사 기자에 의해 이 운동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트레버였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트레버는 방송에 소개되고 드디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워싱턴으로 가게 됩니다.
대통령을 만나는 날, 선생님과 엄마는 결혼을 약속하고 트레버는 자신의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말하지요.

그런데 정말 트레버의 말은 현실이 되었답니다. 불량배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람을 도와주려다가 그만 칼에 찔려 열네 살 되던 생일날 이 세상을 떠나지요.
그러나 그의 '도움 릴레이'는 아직도 이 세상에서 행해지고 있고, 이 세상을 보다 아름다운 곳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를 어떻게 하는냐는 물음에 트레버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그냥 하면 된다구요."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보면 그냥 도우면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상처입은 독수리와 같다. 그림자와 빛으로 짜여져, 영웅적인 행동과 지독히도 비겁한 행동 둘 다를 할 수 있는 게 인간의 마음이요, 광대한 지평을 갈망하지만 끊임없이 온갖 장애물에, 대개의 경우 내면적인 장애물에 부딪히는 게 바로 인간의 마음인 것'이라는 아베 피에르 신부의 말이 생각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속에는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합니다. 또한 우리는 선행과 악행 둘 다 행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그래도 이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행보다는 선행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것은-위대한 사람의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바로 보통사람들의 작은 선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선행은 전염성이 있다는 것,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진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실화가 아닙니다.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Catherine Ryan Hyde)라는 작가에 의해 씌어진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마치 실화처럼 감동적입니다.
책은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실제로 'Pay It Forward'재단(www.payitforwardfoundation.com)이 설립되어 미국 전역의 학교와 사회단체에서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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