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여왕벌이 벌통에서 나왔다면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제자
나는 가끔 오대산을 자신의 태로 삼고 살아가는 박해조라는 분의 글을 읽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뭔가 정곡을 찌르는 데가 있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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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옛날 임금은 궁궐 안에 살았습니다.
백성은 임금을 볼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존재하며-
나라를 평안하게 이끌었습니다.
백성이 볼 수 있는 것은-
포졸 뿐-

벌통 속의 여왕벌-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자기의 세상을 경영합니다.
보이는 것은
일벌 뿐-

신도 형상 없이 존재합니다.


4.

만약에-
임금이 궁궐 밖으로 나오거나
여왕벌이 벌통에서 나왔다면-
틀림없이
그 곳에-
난리가 난 것입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핵심의 사람.
그 세상의 중심입니다.
중심이 밖에 나왔다는 것은
나무의 뿌리가 뽑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지금- 중심의 사람들이
모두 밖에 나와 야단들입니다.

나무는 스스로 자신의 뿌리를 뽑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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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볼 것도 없이 우리 마음의 주인이 가출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한 밤의 고요함이 참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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