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나의 나무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정숙

어떤 소년이 죽은 나무에 물을 주어 살려낸다는 영화가 있다더군요.

지난 12 월에 저희 집에 놀러 온 선영이가 얼어죽은 동백나무를 보고는 그 영

화 이야기를 하며 물을 주라고 했어요. 영화니까 그렇지 하고 전 무시해버렸

죠.

그리고 한 달이 흘렀어요. 오래 물을 안 준 것도 안 되서 설걷이를 하다

가 한 그릇의 물을 뿌렸습니다.

어제 현관을 나서다가 낯선 풍경을 만났어요. 뼈대만 남아 있던 나무에

연두색 잎이 세 개 나 있었어요.



식물의 생명을 처음 느꼈습니다. 사실 저는 죽어가는 나무를 보고 있기가 양

심이 찔려서 나무를 안고 기도했었어요. 나무는 그 기도로 살아난 것 같아

요. ^^


지난 겨울 내내 죽음과 투쟁해서 죽음을 이겨낸 나의 나무 정말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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