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병들어 죽어도 먹어야 산다?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병들어 죽어도 먹어야 산다.
이건 틀린 문장이죠? 뭔가 좀 맞지않는 이상한 문장같죠?

스위스에서 광우병이 염려되어 도살하는 쇠고기를 북한에 보낸다는 뉴스를 듣고 정말 분노했었습니다.
스위스 놈들, 나쁜 놈들, 죽일 놈들...저희들이 병들까봐 걱정되는 고기를 북한에 보내? 너무 분해서 쫓아가 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나중 뉴스를 보니 북한에서 그 쇠고기를 달라고 먼저 청했다네요.
정말 처절하게 슬픈 뉴스에요.
혹시 몇명이 광우병에 걸려 죽더라도 살아남는 사람들이 더 많을 테니까...
부자 나라에서는 병에 걸린 것이 확실한 것도 아닌, 염려가 되는 소를 도살하여 폐기처분하는데, 그걸 달라고 손을 벌리는 신세가 오죽할까요.
그런 뉴스는 정말 너무 슬퍼요.
내가 먼저 본 뉴스라 식탁에서 애들에게 전달했더니 애들이 밥숫가락을 멈칫하며 놀라더라구요.
이럴 땐 정말이지 내 목구멍에 밥넘어가는 것이 왜이리도 죄스러운지...

어떤 사람이 목사님께 물었다지요.
천국엔 어떻게 하면 들어갈 수 있느냐고.
그 대답은,
"천국에 들어가기는 아주 쉽습니다. 천국 문앞에는 당신이 그동안 버린 음식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데 그걸 천국 문앞에서 다 먹으면 천국문이 활짝 열린답니다. 그러면 들어가십시요."
오늘 새삼스레 그 말이 생각나네요.

북한은 독일에도 그 쇠고기를 달라고 요청했다는군요.
그런데 독일에선 거절했답니다.
제가 살면서 느낀 독일인들의 사고방식 그대로에요.
그들은 당연히 거절합니다.
자기네가 못먹는 것을 어떻게 주느냐고.
그런데 내 생각은 왜 한발 더 앞질러 가서 이렇게 가슴이 아리하니 아플까요.
거절한 독일에 대해 북한은 야속하게 생각하는건 아닐지.
폐기처분되는 쇠고기가 눈에 선하여 속상해하는 것은 아닌지.
이런 생각이 나서 그냥 또 슬퍼지는군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고기를 북한에 주는 것이 옳은가요? 아니면 그냥 폐기처분하는 것이 옳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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