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다시 역사교실을 시작하며 2001년 01월 01일
작성자 박범희
6개월 동안 쉬었던 역사교실을 다시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왜 교회에서 우리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이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내가 과연 제대로 하기나 하는 것인지? 이러한 의문점들은 1년 6개월 전 우리 역사 이야기 강좌를 시작할 때 이미 고민을 충분히 했어야 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직업이 선생이다보니 관성에 의하여 그냥저냥 시작했던 것은 아닌지 이제서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 자신 역사를 배우고 가르친지 20여년 되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있게 알고 있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듣고 읽고 경험했던 것들을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교회에서 역사 이야기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들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 지금 이 땅이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내려주신 선교의 사명은 일단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때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지나간 역사를 안다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년 초 첫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나라 역사에 대해 무지한 사람은 마치 자기의 과거를 완전히 잊어버린 사람과 같다고 말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자기의 부모도 몰라보고 자기 부인도 몰라보는 일이 벌어진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현재 우리나라 역사교육이 인물이나 연도 외우기로부터 어느 정도는 벗어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학입시를 목표로 한 역사수업이기에 항상 진도에 쫓기며 시험에 나올만한 것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수업으로부터 벗어나 있지는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재미있게 역사에 다가갈 수는 없을까? 이것이 요즈음 저의 화두(?)라고나 할까요.
저 스스로는 역사교실이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가진 역사관과 다른 역사관을 가진 분도 계실 것입니다.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구요. 다만 '아하!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이러한 기회를 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리고, 지금까지 참석하셔서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 들어주신 여러 어르신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꼭 들어주세요.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고려 중기 '묘청의 서경천도 운동'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똑같은 사건도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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