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연탄재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김기석
며칠, 추웠습니다.
내복을 입지 않고 지낸 것이 대견해 나를 칭찬합니다.
새벽마다 마주치는 강아지 한 쌍 정겹습니다.
달구지에서 만난 무쇠 난로가 반갑습니다.
나무 한토막 무심히 던져넣습니다.
연탄 위에 구워먹던 가래떡이 그립습니다.
그러다 문득 안도현의 시를 떠올리곤 부끄러워합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지하 깊은 곳에서 응축해온 그리움을 열로 바꾸어
하얗게 변해버린 연탄재의 슬픈 사랑이 하나도 슬프지 않습니다.

한 해가 하얗게 저물어갑니다.
한강변에서 해지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쓸쓸하겠지요?
쓸쓸함도 삶의 연료입니다.
너무 들뜨지 말기를 바랍니다.
평범하고 소박한 날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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