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야옹이
   유난히 "한국 남자"들에 대해 안좋은 감정이 많은 정숙이누나가 또하나 일을 터뜨렸군요. ^^

   교회의 지도층이 남성 위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인 의식을 교회마저도 뛰어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마도.
   그렇지만 나이를 얼마간 드신 분들에게 의식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고요, 젊거나 어린 친구들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청년부나 중고등부에서는 여성이 중책을 맡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지 않나요? 고무적인 현상이지요.

   교회도 사람들의 모임인지라, 바깥 세상의 분위기를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그 중에서 제가 좀 안좋게 생각하는 것은, 교회에서조차도 어떤 사람이 기능적으로 평가될 때가 많이 있다는 것이지요. 노래는 누가 잘하고, 그림은 누가 잘 그리고, 운동할 때에는 누가 있어야 하고...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평소에 안해본 것, 잘 못하는 것이라도 함께 어울려서 하면서 그저 즐거우면 되지. 돈으로도 못가고 지식으로 못가고 잘생겨도 못가고 힘만 세도 못가는게 하나님 나라잖아요? 바깥에서 무슨 상 타고 학위 딴 것을 교회 안에서도 떠들썩하게 축하하고 그러는 것이 저는 별로 좋아보이지 않더라고요.. 괜히 샘내는 건가요?
   바깥에서 이리 채이고 저리 밀리다 교회에 들어온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겠어요. 여기도 잘난 사람들 판이구나 하고서 또 상처받겠지요.

   그로 인한 문제점 중 또 하나는, 자꾸 그렇게 되면 교회에서 그림 그리거나 장식할 일이 있을 때는 미술 공부한 사람만 찾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자연히 무신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거 나하고는 관계 없는 일인데?" 하고. 그러면 그 일을 떠맡은 그 사람은 한두 번 하고는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되지요. 그럼 또 사람이 없어서 다음에는 또 다른 사람을 찾게 되고...

   요즘 교회 절기 때마다 뭔가 준비가 잘 안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아, 내가 2청년부 회장이니까 사람들을 동원했어야 했나? 어쨌든,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만 신경쓰지 다들 별로 생각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볼 때 괜시리 서운하더군요.

   정숙이누나가 답변글 좀 올려달라기에 쓰기 시작했다가 주저리주저리 길어지는군요...
   그런데 하나 궁금한 것은, 왜 정숙이누나 글은 제목과 내용이 항상 안맞을까 하는 것이지요. 혹시, 사회나 교회나 남녀 차별의 의식이 팽배한 이 상황을 앞에 둔 누나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추운 겨울을 맞이해야 하는 사람의 마음 같아서 그랬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저도 그에 호응해야 할 것 같아서 나름대로 어울리는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아마 글 안읽고 제목만 보신 분들은 이 글들에 대해서 전혀 딴생각을 하셨겠지요? 아이구, 재밌어라...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