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여긴 가을, 그러나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권혁순
산을 볼 수가 없답니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 보아도 산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대 평원이랍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산에 가려면 한 세 시간 정도 남쪽으로 운전해 가면 조그만 구릉지대가 있는데, 그나마 약간의 계곡이 있어서 우리나라의 산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고 하는군요. 꼭 가보리라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 만 지나가는군요. 제대로 된 산을 보려면 대 여섯 시간을 가야 한다고 하니, 참 희안한 동네에 살고 있어요. 모든 것이 민밋하고 평범한 일상이 되는 것은 분명 주위에 올라 볼만한 산이 없기 때문인 듯합니다. 목사님의 글을 보고 나니 더욱 더 산이 그립군요. 집 주위에 온통 나무들 뿐인데, 이제 제법 울긋불긋 해졌답니다. 완연한 가을이지요. 지난 주말에는 월동 준비에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지난 주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더니, 40도 그러니까 섭씨로 한 5도정도 며칠 지속되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면 유리창에 뽀얀 김이 서려 있구요. 유리 창이 넓어서 여름에는 참 좋았는데, 가재 도구도 없이 텅 빈 방에 커다란 유리창은 우리 집을 더욱 차갑게 하는군요. 근처 하드웨어 샵- 우리 식으로 하면 철물점인데 규모는 엄청 크더군요-에 가서 비닐과 테입을 사다가 유리 창을 다 막았어요. 유리 창이 어찌나 크고 많은지....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좀 따뜻하더군요. 물론 바깥 날씨도 따뜻해지기도 했지만서도....

가을을 만끽하기에 산이 정말 최고인데, 시간을 내어서 산에 가 보고 싶군요. 누가 그러더라구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참 좋은 산이 서울 근처에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그 좋은 산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산다구요. 서울을 떠나오니 그 말이 실감 나더라구요.

있을 때 잘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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