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무례한 사람이군요.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권혁순 선생님. 교회 홈페이지가 우리들 사설 창구가 되는 것 같아서 쓰는 것 자제하려고 멈칫멈칫 하다가 분한 마음이 삭여지질 않아 몇자 적습니다.
객지에서 여린 처자식을 거느린 가장으로서 느꼈을 황당함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그런 상황을 신앙으로 극복하다니, 존경스럽네요. 전해들은 나는 신앙인답지 않게 펄쩍 뛰는데...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아는 것이 정말 귀한 마음인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현재 상황에서 잠깐 세상을 딱 정지시켜놓고 따져본다면,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더이상 받을 게 없을 만큼 이미 충분히 받아가지고 있는 상태일 거에요.
가난하고 병든 자, 고통받는 자들에게는 이 말이 너무 잔인한 말일까요?
내가 별 고통없이 웬만큼 사는 사람이라 세상물정 모르고 함부로 말하는 것일까요?
현재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게 죄스러워 이런 의문을 잠시 가져보지만, 그래도 그들 역시 앞으로 더이상 무엇을 더 받지 않아도 될만큼 이미 받은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받은 것들을 헤아려보면 현재로서도 충분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르는데, 그 단계에 오르기가 정말 어렵네요.
이런 훈련은 어떨까,를 잠시 생각해 봤어요.
앞으로 일주일간, 그렇게 일정 기간을 정해서, 우리가 기도하는 내용을 한번 바꿔보는 거에요.
구하는 내용없이 시종 감사하다는 말로서만 기도를 드리는 방법 말이에요. 기도의 구성상 불균형한가요?
일단, 저는 해보겠습니다.

'방 빼'라고 한 미국 사람 말이에요, 권 선생님이 결과적으로 이해했다고는 하지만, 권 선생님이 받은 혜택을 독점하지 않고 또 다른 이들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것에 나도 동의하지만, 그 방법은 아주 무례하고 불쾌한 방법이었군요.
객지에서 살다보면, 가끔 그런 황당한 일이 생기기도 해요.
방을 빼게하는 방법이 그것 말고도 또 있었을텐데.
그리고, 편지를 들고왔다는 말이 있어서 한 마디 일러주고싶어요.
모든 공적인 문제들은 전화나 구두로서만 해결하면 안돼요. 그들의 일처리 방법은 '법없이 사는'우리들의 생활 방식과는 달라요.
충분히 의사소통이 된 일이라도 반드시 서류로 남겨둬야 하는 것이 그네들의 생활방식이거든요.
툭하면 변호사 사서 위자료 청구하는 사회니까요.

이런 계기로 가장의 책임을 절감하고, 더욱 책임감있고 능력있는 가장으로 성숙할 거에요.(이건 어른 남자에게만 국한된 말이 아니니 어른 남자 가장들만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어요!)
좋은 거처를 구하고 새로운 날들을 시작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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