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2000 광주 비엔날레 답사기 1( 전시 개략)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고재중
안녕하세요, 교우 여러분. 다들 새로운 부활절을 보내셨는지요?
마침 지난 토요일이 회사가 쉬는 날이어서 그동안 별러왔던 비엔날레를 참관하고 왔습니다. 빛고을 광주로의 여행은 부활절을 끼어서인지 더욱 의미가 깊게 다가오더군요.
다음은 답사기입니다.

2000년 광주 비엔날레 답사기1 (전시개략)

주제 : 人 + 間
제 3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人 + 間>이다. 인간이란 글자를 해체하여 결합한 것이다. 원래의 인간과는 다른 함의를 지닌 신조어이다. 인(人)은 글자그대로 사람이라면, 간(間)은 사람을 에워싸고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단순한 물리적 의미의 공간이기보다는 사람이 처한 상황, 또는 조건 등 복합적인 의미가 내포된다.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화두는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우리자신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이는 곧 생각을 하는 주체에 대한 존재의 물음이지 않을 수 없다. 대전환의 시점을 맞는 주체가 다름 아닌 우리들 자신인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관계의 존재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존재하는 것이다. 원래의 인간(人間)이란 말속에는 이 같은 관계가 함축되어 있다. 그러나 오랜 사용의 관습에 의해 인간은 단순한 사람이란 의미로만 익숙해져왔다. 원래의 언어 속에 함축되어 있는 관계의 의미를 환기하기 위해서 고안한 것이 다름 아닌 人+間이다.
from http://www.kwangjubiennale.org/bien20/sframe-mainex.htm

2000년 4월 21일 오후 11시 45분 기차로 수원을 떠나 4월 24일 새벽 3시에 집으로 왔다. 밤기차로 갔다가 심야버스로 돌아왔다.
빛고을 광주, 그곳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성지이자 또한 현대사의 음지였다. 예부터 멋과 소리를 아는 고장이었고, 또 철저히 외면당하여온 땅이기도하다.
개인적으로 아버님고향이자 이미 고인이 되신 할아버님, 할머님과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에 나의 광주행은 언제나 설렌다.
이번 3회 광주 비엔날레 참관은 3개월 전부터 별러오던 것으로 마침 회사가 쉬는 토요일이었기에 이틀을 시간을 낼 수 있었고, 또 기독교에서는 부활절로 지키는 날이라 별다른 의미가 있었다.

위에서 인용한대로 3회 비엔날레의 주제는 '人 + 間' 이다.
95년 1회 비엔날레의 주제는 '경계를 넘어서' 였다. 경계를 벗어난다는 것은 전체를 덮는다는 것이다. 당시 지구화, 세계화라는 구호와 상응된 것이다.
97년 2회 주제는 '지구의 여백'이었다. 보다 구체적인 현실적 대안들에 접근하자는 것이었다.
이상의 비엔날레 주제를 동양사상에 기대어보면, 1회는 천(天), 2회는 지(地)로 요약할 수 있다.
3회는 인(人)! 어디서 들어봄직한 단어 아닌가? 천지인 - 동양사상에서 가장 근원적인 단어들이다. 인이라는 글자가 하늘과 땅을 잇는다는 뜻을 내포하듯이, '1,2회는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라고 비판받아온 광주 비엔날레를 세계적인 미술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 두고 볼일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3회 대회의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2000년이라는 천년의 세기의 전환점에서, 비엔날레라는 말이 2년마다 임에도 3년의 공백 끝에 열린 3회는 커미셔너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준비 기간이 벅찼다는 견해이다.

다음은 간략한 진행과정이다.

1999. 8. 26-27 제1차 큐레이터 회의
2000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전시기획을 담당할 8명의 큐레이터들이 8월 26·27일 양일간 제1 차 큐레이터회의를 개최, 행사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26일과 27일 1박2일 에 걸쳐 전시장 실사를 겸해 진행된 큐레이터 회의에서는 각 주제별 전시에 부합하는 전시 기획안 및 작가선정 등에 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이날 오후에 열린 비공개 실무 회의에서는 작가 및 작품선정 원칙, 파티션 공사일정, 전시공간디자인 및 작품설치등에 대한 내부 의견조율이 있었다.

1999. 9.1-9.3 본전시 참여작가 주세페 페노네 방문
이탈리아 설치작가인 주세페 페노네씨가 2000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로는 처음으로 지난 9 월 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본전시 특별코너 작가로 참여하는 페노네씨 는 중외공원 내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할 장소와 공간 등을 미리 살펴보고 돌아갔다.

1999. 9. 17 2000 광주비엔날레 홍보 포스터 확정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위원회는 지난 9월16일 서울사무소에서 전시기획위원회를 열고 포스 터 및 EIP개발 시안을 검토,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날 결정된 홍보포스터는 광주비엔날레 홍보위원인 홍동원씨(디자인중심 대표)가 제작한 것으로 과거 포스터가 1장으로 제작되던 것을 2장으로 맞붙여 하나의 포스터가 이뤄지는 새로운 파격을 선보이고 있으며, 색채별로 3가지 시안을 제작함으로써 이를 각기 교체사용이 가능토록 해 9가지의 포스터 색채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함을 보이고 있다.

1999. 9.29-30 1차 커미셔너 회의
2000 광주비엔날레 제1차 커미셔너회의가 지난 9월29부터 30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회의실에서 열렸다. 전시장 실사와 각 권역별 전시기획안에 대한 발표를 겸한 이번 회의에는 6명의 커미셔너 전 원이 참석, 작가 및 작품선정 기준과 제작 지원 범위를 결정하고 전시예산 운용 및 파티션 공사, 도록제작, 전시공간 연출, 참여작가 관리기준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됐다.

1999. 10. 1 2000 광주비엔날레 커미셔너 기자회견
2000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커미셔너 기자회견이 10월1일(오후 4시30분)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코스모스룸(2F)에서 있었다. 아시아지역의 타니 아라타, 북미지역의 토마스 핀켈펄, 한국·오세아니아지역의 김홍희, 유럽·아프리카지역의 르네 블록, 중·남미 지역의 김유연, 특별코너의 오광수 등 6명의 커미셔너들이 참석한 이날 회견에서는 커미셔너 각자의 전시컨 셉과 전시연출, 작가선정기준, 작가 및 작품들의 경향에 대한 발표가 있었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이 있었다.

2000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확정 발표
2000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가 확정, 발표됐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20일 오전 10시 비 엔날레관 및 오후 3시 비엔날레 서울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전시 90명과 특별전 150명등 '2000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24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큐레이터 또는 커미셔너라 불리는 이들은, 전시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영화로 치면 연출자나 감독이 되겠다. 2000 광주비엔날레은 오광수씨가 전체를 지휘했다. 본전시관은 아시아 / 북아메리카 / 유럽 아프리카 / 중남미 / 한국 오세아니아 / 특별코너 로 구분되어 타니 아라타 / 토마스 핀켈펄 / 르네 블록 / 김유연 / 김홍희 / 오광수 가 각 지역별 커미션을 담당했다. 각자 각 지역에 대해서는 세계가 인정하는 전문가들이다. 본전시관의 갤러리1,2 3,4에서 전시가 되고 있다.
본전시관 제5 갤러리에서는 '예술과 인권'이라는 주제로 제주43항쟁 및 광주518민주화 운동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인권 탄압의 현장을 폭로하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밖에 시립 미술관에서는 '북한미술의 어제와 오늘' ,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이라는 주제로 두 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교육홍보실에서는 '인간과 성'이라는 주제로 옛날 삼국시대 성행위를 묘사한 토우부터 조선시대 김홍도의 춘화, 그리고 현대 작가들의 성에 관한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걸 보러 오는 호기심 어린 친구들도 있으나, 보호자 없이는 입장이 삼가되니 애석하다. 이 밖에 독특한 것으로 시립민속 박물관에서 비엔날레 영상전이 열리는데, 이틀중 하루는 본전시관에서, 나머지 하루를 여기서 애니메이션 보느라구 살다시피 했다.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