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횡설수설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장혜숙
며칠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런던 집에 먼저 와있던 윤권사가 우리를 맞는다고 밥은 해놨더군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해놓은 것은 냄비에다 쌀뜨물을 받아놓은 것. 그 뿐이에요. 아무리 뒤져도 된장 끓일 재료하나 없더라고 변명인지 불평인지를 하대요. 내가 뭐 먹을 걸 남겨둘 사람인가요…
독일에서 TV를 보다가 어리석은 도둑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이건 코메디가 아니고 제가 독일 살던 때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궁리궁리하다가 슈퍼마켓에 진열된 딸기잼 병에다가 독극물을 넣고 협박을 했어요. 그런데 그 범인은 금방 잡혔어요. 그 물건도 쉽게 찾았고요. 그가 이런 바보짓을 했거든요. 독극물을 넣은 후, 누가 그것을 먹을까봐 너무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 다음에 다시 가서 그 병에 조그마한 쪽지를 붙여놨어요. "여기 독이 들었음" 이 얘기 진짜 뉴스에 나온 얘기입니다.
왜 그렇게 나는 그 범인에게 애정이 가는지 모르겠어요.
서울에 가려고 비행기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가고싶은 날짜보다는 표 값이 싼 날 갈 예정이에요. 누구든 내게 묻지 마세요. 기왕 오는 것 부활주일에 오지 그랬느냐거나, 창립기념주일에 오지 그랬느냐거나 그런 것 묻지 말아요. 윤권사는 21일에 서울 가는 비행기표를 가지고 있답니다. 이것이 바로 사장님과 주부의 차이라는 것 아시겠죠?
어쨌든 만나게 되니 좋지뭐에요. 그런데 참! 누가 나 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나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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