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안녕하십니까? 2000년 01월 01일
작성자 권혁순
참 오랫만에 편하게 한글을 씁니다. 학교의 컴퓨터는 영문 시스템이라서 한글 표현이 상당히 어려웠는데, 오늘 드디어 집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저와 가족들은 모두 하나님의 돌보심과 여러 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으로 건강하게 잘 있답니다. 남들은 최소 6개월에서 몇 년간 준비하여 온다는 곳을 준비도 없이 오다 보니,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이 곳에서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큰 불편없이 지낸답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했으니 고생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는데, 정말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생활에 불편으로 다가오더군요. 그러나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무소유라는 것을 잠시 경험해 보는 귀한 시간도 있었답니다.

살기 좋다고 말로만 듣던 미국이라는 곳은 그리 살만한 곳이 못된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답니다.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사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화 하나 놓는데도 사람을 여러 가지로 번거롭게 하더군요. 바꿔 생각해 보면 우리 나라에서도 외국인들에게 유사한 대접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금 이시간은 주일 예배를 드릴 시간이군요. 이곳은 지금 토요일 밤이랍니다. 한국을 떠나온 지 벌써 한달이 되었는데 이제 조금 정신 차리고 생활을 하는 듯 합니다. 그 동안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을 해 왔다고 표현하고 싶군요.

살아온 나날들이 모두 하나님의 돌보심 덕이었다고 밖에는 표현하고 싶군요.
이제 조금씩 저희의 살아가는 경험을 이곳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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