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러시아의 그리스도인 시인 푸쉬킨) 2013년 05월 27일
작성자 나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퓨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것
현재는 슬픈것
모든것은 순간적인것, 지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려니.


부활
푸쉬킨

몽매한 예술가가 몽롱한 붓으로
천재의 그림을 검정칠로 지우고
엉터리 그림을 그 위에
함부로 어리석게 그린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 덧칠한 물감들은
힘없는 허물처럼 떨어져 버리고
천재의 작품은 다시 우리 앞에
예전이 아름다움으로 살아나는 법

그렇게 내 눈먼 헤매임도
고통하는 영혼으로부터 사라지고
그 속에 본래의 순수한 날의
모습들이 다시 살아난다


예언자
푸쉬킨

영혼의 갈증으로 괴로워하면서
어둠속 황야를 지치도록 헤매였네
이윽고 여섯 날개의 천사가
교차로에서 내 앞에 나타났네
그가 꿈처럼 가벼운 손가락으로
내 눈을 어루만지자
내 눈은 놀란 독수리처럼
예언의 눈으로 떠졌네
그가 내 귀를 건드리자
내 귀는 소리와 떨림으로 채워졌네
그리고 난 느끼게 되었네 하늘의 떨림을
저 산 드높이 천사들이 날아가는 것을
바다 깊숙이 물짐승들이 움지이는 것을
외진 골짜기에 덩굴이 기어올라가는 것을
그는 내 입술쪽으로 몸을 숙여
공허하고도 교활한
내 죄 많은 혀를 뽑아내고
지혜의 뱀의 혀를
피묻은 손으로
내 죽은 입술에 밀어 넣었네
또 칼로 내 가슴을 헤쳐
불안에 떠는 심장을 꺼내고
불타는 석탄을
벌려진 가슴속으로 집어 넣었네
시체처럼 나는 황야에 눕고
신의 목소리가 내게 울렸네
"일어나라, 예언자여, 보라 그리고 들으라,
나의 뜻을 행하라
바다와 땅을 떠돌며 너의 말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불태우라."


시인
푸쉬킨

예술의 신이 그에게
신성한 제물이 되기를 요구하지 않을 때는
시인은 온갖 허황된 세상 근심에
휘둘려 마음 졸인다
그의 신성한 리라는 울리지 않고
영혼은 차가운 잠을 맛보고 있다
이 세상 시시한 아이들 가운데
아마도 그가 제일 보잘것 없으리라

그러나 신의 목소리가
예민한 귀를 건드리자마다
시인의 영혼은 잠깬 독수리처럼
퍼득이며 일어난다
그는 이 세상 오락속에서 홀로 고민하고
사람들의 말에 개의치 않으며
민중의 우상의 발밑에
그 꼿꼿한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사람들을 꺼리고 고뇌하며
소리와 혼란에 가득차서
그는 달려간다 황량한 파도가 이는 해안으로
넒은 참나무 숲 웅성거림 속으로...


마돈나
푸쉬킨

언제나 내게 소망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내로라는 비평가들이 좋다하면 그 평을 미신처럼
받아들이는 방문객들이 감탄해 달라고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많이 붙여 내 방을 꾸미기
보다는

천천히 작업이진 행되는 수수한 내방에
영원히 바라볼 수있는 그런 그림 하나를 거는 것이었소
구름에서 내려다 보듯 화폭으로부터
위대함을 눈망울에 담은 성처녀의

현명함을 눈망울에 담은 예수가
시온의 야자수 아래 천사들도 없이 둘이서만
영광과 빛속에 부드럽게 바라보는 그림 하나를

내 소망이 이루어졌소, 창조자가 그대를 내게
내려보내셨소, 그대를, 내 마돈나여!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의 가장 순수한 모범을.


<핀데몬티>중에서
푸쉬킨

여러 사람의 머리를 돌게 하는
그 무슨 쩡쩡 울리는 권력, 내게 귀중하지 않아
세금 흥정하는 달콤한 자리에
황제들의 분란을 중재하는 자리에
있지 못해도 불평하지는 않아
출판사들이 바보같은 독자들을 마음껏 속이건
잡지 편집에 민감한 검열이 풍자가에게 압력을 넣건
크게 마음쓰지 않아
이 모든것은 아다시피 그저 말,말,말 뿐인것
내게는 다른 더 나은 권리가 소중해
다른 더 나은 자유가 절실해
황제에게 얽매이건 군중에게 얽매이건
매한가지 아닌가? 그런 따위 상관없이
아무에게도
신경쓰지말고 오직 자신을 위하여
행하고 기쁨을 주어야하리 권력에도 명예에도
양심과 사상과 목을 굽히지 말고
마음 내키는대로 이리저리 떠 다니며
자연의 신성한 아름다움에 경탄하며
여러가지 예술과 영감의 창조물 앞에서
감동에 취해 기쁨으로 전율하는 것
이것이 행복이지! 이것이 권리지.


신부들과 수녀들이
푸쉬킨

신부들과 수녀들이
마음속에서 하늘나라로 가기 위해
지상의 폭풍우, 싸움터 가운데 마음을 다지려고
수많은 신성한 기도들을 만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금식 주간에 신부가 되풀이하는 기도 만큼
내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없네
그 무엇보다도 자주 내 입술에 떠올라
알 수 없는 힘으로 쓰러진 나에게 힘을 주는 이기도
저의 나날을 이끄시는 주여,음울한 공허감
제일 앞서겠다는생각, 감추어진 이 뱀
또 허영심을 제 마음에 주지 마소서
오, 신이시여, 제가 저의 죄를 보게 하시고
제 형제가 저로부터 심판받지 않도록 하소서
그리고 겸허와 인내와 사랑과 순수의 정신이
제 가슴속에 살아나도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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