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십자가를 지자!(이용도목사이자 시인) 2013년 05월 26일
작성자 나눔

의사모

이용도

 

의사모하기를 주리고 목마름같이 하는 자는

필경 배부를 것임이라

 

의와 진리의 한 조각을 얻어 즐겨하는 자

저는 영의 사람이요

물질과 명예를 얻어 만족해 하는 자

저는 육의 사람이니라

 

의와 진리는 영원한 것으로 천국에 속한 것이요

물질과 명예는 땅 위에 속한 것으로 변하고 쇠하나니

 

의와 진리를 기뻐하는 자는

세상에서 벌써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천국을 경험하는 자요

물질을 탐하고 명예에 취한 자는

세상에서 벌써 지옥의 암흑과 사망을 맛보는 자니라.

 

 

눈물을 주소서

이용도

 

눈물을 주소서

 

오늘의 우리는 눈물이 다 말랐습니다 눈물 없는 곳에 못된

것들만 무성하여 있습니다 눈물은 살균력이 있습니다

원망,불평,이기 등은 전염병균과 같아서 자신을

죽이고, 또 남의 가슴에 살촉을 박아 죽게 하는 악독한

병균입니다

이 모든 균들은 눈물로써 죽일 수 있습니다 동정의 눈물이

쏟아질 때 뜨거운 사랑의 눈물이 쏟아질 때, 남을 원망하는

것이나 시기,불평,이기행위 등 모든 불선의 병균은 다 죽어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따스하고 온유하고 미쁜 새 마음을

내어 줍니다 마치 상처의 소독을 한 후에 새 살이 돋아

나오듯이!

 

피를 주소서

 

우리는 눈물도 말랐거니와 피는 더욱 더욱 말랐습니다

그래서 무기력한 빈혈 병자가 되었습니다 피가 없을 때는

기운이 없고 맥 없고 힘 없고 담력 없고 의분 없고 화기

없고 생기가 없습니다 그 대신 노랗고 겁많고 쓸쓸하고

소망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피를 주사해 주옵소서

그래서 우리는 새 기운을 얻고 화기와 생기 있고

기쁨이 있게 하옵소서 우리는 죄에서 잡히어 죽어 가되

그 죄와 더불어 싸울만한 피가 없습니다

악마가 우리 인간을 유린하되, 그것을 분히 여기는 피가

없습니다 주여 우리에게 당신의 피를 주사해 주옵소서

그래서 죄악과 더불어 싸우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영혼이 원수 마귀를 격파하여 주옵소서 피가

있게 하소서 피가 없으면 죽은 사람 우리에게는 피가 없어요

주여, 우리는 기이 죽게 되었나이다

당신의 십자가에 흘리신 피로써 우리에게 주사해 주옵소서

 

주여 우리를 불러 일으키소서

 

우리는 나사로와 같이 무덤 속에 있나이다 생각도 눈물도

피도 없는 송장이로소이다 수포로 싸여 줄로 묶어 놓았으니

움직일 수가 절대로 없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러 일으켜 세워 주소서 그리고 걸어서 나오게

하여 주소서 죄악이 우리의 심령을 덮어 쌌습니다 마귀의

사슬로 우리는 얽매여졌습니다 주여, 다 풀어주사, 자유로

활동하는 몸이 되게 하옵소서.

 

 

십자가를 지자

이용도

 

예수는 지금 천국을 애모하는 많은 사람을 가졌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 저의 십자가를 지는 자는 적다

그는 자기의 위안을 구하는 많은 사람을 가졌다

그러나 고난을 바라는 자는 심히 적다

 

모든 사람은 저와 같이 기뻐하고 즐거워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저를 위하여, 또 저와 같은 어떠한 일이든지 견디는

자는 적다

 

많은 무리는 빵을 위하여 저의 뒤를 따른다

그러나, 저의 고난의 잔을 마시려고 따르는 자는 그 몇

사람이나 있는지!

 

 

*시인소개

- 위의 시들을 지은 이용도목사(1901-1933)는 교회사가 민경배 교수에

의하면 길선주,김익두목사 등과 더불어 해방이전 시기 한국기독교사의

부흥운동의 한 시기를 담당한 인물로 꼽힌다. 그럼에도 그 자신은

자기의 진정한 소원은 종교교육사업이었는데 웬일인지 자기도 알지

못하게 부흥회를 인도하게 되어지고 피할래야 피할 수 없이 끌리어

다닌다고 주변의 벗에게 말하였다 한다.

 

13세때 교회의 종각에서 기도하였으며 16세때 중생의 체험을 가지기도

한 그는 1919년 개성에서 3.1운동에 참가 2개월간 투옥된 이후 '기원절

사건'과 '태평양회의사건'등의 항일투쟁으로 수 차례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2년간의 복역 출소한 1924년 현재 감신대의

전신인 협성신학교 영문과에 입학 유년주일학교 사업과 사상 연구 및

문예활동에 힘쓰던 그는 1925년 사형선고나 다름없던 폐결핵 3기 진단을

받고 평남 강동에 요양을 갔다가 부흥회 인도의 부탁을 받고 인도하던중

그의 건강이 회복되는 새 힘을 얻고 청중가운데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후 1929년 목사로 안수받은 후부터 기도와 행함 중심의 신앙으로

1933년 소천하기까지 5년 동안 전국 각지의 교회를 돌며 부흥회를 인도하고

당시 상처받고 목자없이 신음하던 민족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로하였다.

그의 시들은 거의가 편지나 일기에 기록된 것으로 그의 문장은 한국

문학계에도 일정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의 삶은 이후

여러 신학자와 부흥운동가 혹은 교회갱신운동가 등 여러 신앙인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조명되어 오는 동시에 민족사적 그리스도인의 한 전범으로

거론되고 있다.

 

"위대한 영의 소유자 예수여, 세계는 지구 정복에 주린 구라파의 욕심 앞에

놀라 떨고 섰습니다. 제국주의는 맘몬의 손에 들어가서 부정한 환희의 춤을

추고 전쟁욕,권세욕,소유욕 삼마녀는 구라파의 노변에서 잔치의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오시옵소서, 그리스도여, 발길을 돌려 이리로 오시옵소서.

아세아에서 당신의 처소를 잡으시옵소서."(1929년 12.21일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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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13 05-26 04:05)
한국감리교가 배출한 독립운동가이자 목사이자 시인이자 부흥운가였던 이용도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과 개혁과 갱신을 위해 다시 부각되고 연구되어야 할
분이라고 봅니다. 청년신앙인들이 우선 이용도목사님의 시들부터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절판된 이용도목사님 시들과 서간문을 모아 놓은 책부터 다시 복간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한테는 저 바다건너의 서양인 목사들보다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누고 섬기고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으로 희생하신
33살 예수님과 같은 나이에 돌아가신 감리교목사인 이용도시인과 이분의 신앙시들과
부흥운동과 희생의 섬김의 삶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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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3 05-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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