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바보예수 2012년 11월 03일
작성자 영성과지성

바보 예수 
한완상 지음/삼인·1만3800원

지금까지 우리나라 10명의 대통령 가운데 기독교 장로는 세 사람이나 된다. 하지만 <바보 예수>의 지은이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는 이승만·김영삼·이명박 장로가 재임한 때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가장 위태로웠던 시기였다고 말한다.


이름난 사회학자이자 신학도인 한 전 부총리는 같은 동포를 박살내려는 증오심의 뿌리는 남한의 대형 기독교회에 닿아 있다고 본다. 그는 “왜 힘있고 부유한 교회일수록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 명령을 더 처절하게 외면하는 반복음적 근본주의자들이 많은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이 역설적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선, 예수의 ‘바보 같은 삶’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바보의 삶이란 진리를 ‘바로’ 보면서, 억울하게 아파하는 사람들을 ‘바로’ 보살피는 것이다.

바보 같게도, 예수는 저 윗세상에서 내려와 비천한 인간의 모습을 취했으며, 내 겉옷을 탐내는 사람들에게 속옷까지 내주라고 가르쳤으며, 세상 권력을 다 주겠다는 사탄의 유혹을 뿌리쳤다. 그래서 예수의 십자가는 자기 비움의 힘이며 바보가 갖는 사랑의 힘을 상징한다.


‘사회학자는 사회 전체를 치료하는 예수 같은 의사’라는 믿음을 지켜온 그의 이번 책은 새길교회에서 평신도로서 설교한 24편의 강연을 묶은 것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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