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하루에 두 교회에 나간 날 2012년 06월 17일
작성자 권혁신

 

 

담임목사님께서 독일에 가신 연유로 주일 아침 성경공부를 쉬었습니다.

누가 들으면 아주 열심히 나가는지 알겠습니다만 ㅎㅎㅎ

그렇지는 않고 늦잠 안 자면 중간 정도에 들어가 구석에 앉아 듣고 예배 준비하는 수준입니다.  많이 빼먹기도 했고요.

어쨌든 이런 연유로 성경 공부 대신 얼마전 문을 열었다고 들은 벙커1 교회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벙커1은 '나는꼼수다' 방송을 녹음하는 스튜디오를 까페로 만든

공간입니다.

 

벙커1교회에 대한 소식은 당당뉴스를 통해 알았습니다.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161 

예전에 다니던 회사 근처였는데 버스를 잘못 타 20여 분 정도 늦었습니다.

 

아침 일찍 대학로를 걸으니 새로운 기분이더군요.

 중간에 영화 촬영하는 사람들도 봤고요.

좀 헤매다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 들어가니 찬양이 거의 다 끝나고 기도 제목 나눔이 있었습니다.

막내 아들의 권유로 나꼼수를 들었다는 나이 지긋하신 어머님, 연기 공부를 하다가 취업을 준비한다는 예비 신부,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중학생까지 세 분이 각자의 소망과 기도 제목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김용민 교수가 말씀을 나눴습니다.

제목은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라는 제목이었고,

양을 치던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과 문익환 목사님이 장준하 씨의 죽음을 계기로 사회 참여의 길로 나서는 장면을 오버랩하는 설교였습니다.

 

예전에 청파교회 독서모임에서 문익환 목사님 평전을 함께 읽은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과 감동도 떠오르고 여러 모로 감명 깊은 설교였습니다. 게다가 2년 가까이 주일아침 성경공부 시간에 공부하던 말씀이 출애굽기였답니다.

 

마지막 말씀은 이렇습니다.

 

우리 이제 거룩하고 정결한 땅이 아니라도 더럽고 냄새나는 땅이라도 주님의 부르심이 있다면 그곳에 신을 벗고 섭시다. 그리고 나의 필요 뿐 아니라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는 삶을 삽시다. 내가 한계가 많고 약점이 많아도 상관하지 맙시다. 주님이 우리에게 도와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로써 한국 사회가 맑고 밟게 존재하는 세상을 연다면,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될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벙커1교회에서의 예배를 마치고 청파교회로 왔습니다.

청파교회 2부 예배에서 이범석 목사님의 첫 설교가 있었습니다.

'뜻밖의 선물'이란 설교였는데... 설교 본문을 올리시지 않아서 부분 발췌는 힘들고... 사무엘의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뜻밖의 선물을 주고 선물이 되는 우리가 되자. 그런 말씀이었습니다.

묘하게도 두 설교가 일맥상통하더군요.

 

김용민 교수의 설교에서이 모세와 이범석 목사님 설교에서의 다윗 둘 다 양치기의 신분(김용민 교수에 따르면 양치기는 3대 혐오 직종이라고 합니다)이었고, 이후에 이스라엘 자손을 이끄는 위치에 올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역할을 감당하지요. 차이가 있다면 모세는 80살 노인이었고, 다윗은 10대 소년이었다는 정도?

 

그리고 두 사람의 중간 정도 되는 연령대에 제가 있네요.(물론 제가 두 사람처럼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리는 없지만요)

안 그래도 다음 주에 여러 친구들과 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었거든요.

제목은 '생의 한가운데'

정말 이런저런 환란과 유혹, 갈등 속에서 방황하고 고통받는 저에게 주시는 말씀 들 같았고 그래서 감사했습니다.

 

부디 제 위치를 찾아서 신발을 벗고  선물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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