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강원도 인제문학기행을 다녀와서. 2011년 10월 26일
작성자 이광욱
 

강원도 인제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이광욱


지난 주말(10/22~23)에 시민광장 문학광장 주관의 강원도 인제 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지난 봄 안동문학기행에 이어 두 번째 문학기행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가을에 떠나는 문학기행은 가을여행을 겸하기도 했습니다. 무간지옥같은 서울을 홀가분하게 떠나서 자연과 만나러 사람들을 만나러 시인들을 만나러 우리는 기행을 떠났습니다. 한창을 달려서 드디어 우리는 첫 번째 목적지인 인제의 합강정에 당도했습니다. 합강정은 설악산에서 내려오는 인북천과 오대산에서 내려오는 내린천이 만나는 지점에 세워진 정자입니다. 합강정에서 바라보는 합수의 광경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합강정 옆에는 고향이 인제인 박인환시인의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시비 주변에 박인환시인의 시들을 적은 천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박인환시인의 대표시 몇 개는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다른 시들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는데 덕분에 박인환시인의 시들을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다른 차의 일행들과 합류하여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노루목산장으로 갔습니다. 산장 주변의 강과 산이 이룬 마치 어린시절 동양화에서 보던 풍광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함께 풍류를 즐겼습니다.


노루목산장에서 우리는 강원도의 토속음식인 감자전과 도토리묵에 막걸리를 마시며 문학기행이 인연이 되어 만난 이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만해박물관의 학예관으로 일하시며 노루목산장의 주인장이기도 하신 손흥기님이 오셔서 만해한용운시인의 인제와의 인연과 스님으로서 독립운동가로서 시인으로서의 면모를 자상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손흥기님은 만해스님에게 있어서 이곳 강원도 인제는 사상과 정신의 고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백담사 오세암에서 그 유명한 “님의 침묵”의 시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덧붙여 인제가 고향인 박인환시인에 대해서도 자신의 연구결과로서 박인환시인이 단순한 시인이 아닌 리얼리즘계열의 시인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막걸리를 한 잔 하고 밖에 나와 보니 흐린 날씨가 어느새 개어서 밤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초롱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서울같은 대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밤하늘의 풍경에 마음이 한결 맑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모임을 끝내고 우리는 한창 밤길을 달려서 작가들의 집필을 돕기 위해 조성된 만해마을에 당도했습니다.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문학기행을 함께 한 이들과 시와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다음날 우리는 아침을 먹고 설악산 백담사로 향했습니다. 하늘이 축복해 주는지 흐린 날씨가 개어서 화창한 날씨가 되어 백담사계곡의 산책이 더욱 더 즐거웠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오색단풍의 산을 바라보며 산책하니 정신과 육체가 한결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문학기행 덕분에 이렇게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설악산의 단풍을 구경하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백담사에 당도하여 약수를 마시고 만해기념관을 둘러보며 만해한용운시인이자 스님에 대해서 공부했습니다. 신영복선생님의 책 “나무야 나무야”에서도 백담사에 대한 챕터가 있습니다. 전두환이 쓴 판액과 만해스님의 시비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 둘이 어울리지 않다고 신영복선생님은 비판적으로 말씀하셨지요.


백담사계곡 산책과 백담사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한 식당에서 강원도의 또 다른 토속음식인 막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먼 길을 달려 다시 서울로 온 우리는 1박 2일동안의 문학기행을 통한 자연과 사람과 문학과의 만남과 배움과 나눔의 추억을 간진한 채 아쉬워하며 기행을 마치었습니다. 이번 기행은 아름다운 자연과 아름다운 시인들을 만나고 함께 한 이들과 우의를 나눈 참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이었습니다. 문학기행을 통해서 추억의 한 페이지에 아름다운 추억을 새기게 해 준 문학광장과 준비하고 섬겨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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