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강화도 평화기행을 다녀와서. 2011년 07월 18일
작성자 이광욱
 

강화도평화기행을 다녀와서

이광욱


일요일이었던 어제 통인동길담서원에서 마련한 강화도평화기행에 참여했습니다.연일 내리는 비로 걱정했는데 오전에 약간의 비만 왔을 뿐 오히려 구름이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어 여행하기에 참 좋은 날씨였습니다.저는 강화도에 95년 지리교육과 정기답사로 처음 와 봤고 그 당시 강화도의 이곳 저곳을 다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니산에 올랐던 것입니다.교수님과 후배들과 함께 올라서 참성단 위에서 단체사진을 찍을려고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서 비를 흠뻑 맞았던 추억이 있지요.두 번째 방문은 2001년 영일고에 근무할 때 학교 선배들,친구선생님들과 함께 와서 전등사 둘러보고 인삼막걸리 마시고 서쪽해안에서 붉은 노을과 석양을 보았던 추억이 있습니다.


이번 방문은 그러니까 10년만의 3번째 방문인 셈입니다.예상했던 시간보다 버스가 늦게 도착해서 저는 강화중앙교회에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강화중앙교회는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였던 이동휘선생과 조봉암선생이 다니던 교회였다고 합니다.강화중앙교회앞에서 서원지기소년박성준님을 비롯한 23명의 길벗들과 그날 하루 동안 강화도 여기저기 평화와 역사와 관련된 장소들과 강화도의 자연을 안내해주실 이시우사진작가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이시우님은 먼저 강화읍내의 일제시대 유적이 때로는 형체로 때로는 기억속에 남아있는 장소들로 우리를 인도하여 우리가 잘 몰랐던 과거 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들을 들려주었습니다.장소에서 역사를 만나니 독특한 지리적,역사적 상상력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강화읍사무소앞에는 죽산조봉암선생생가표지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강화도가 고향이고 강화초등학교를 나오고 강화도에서 3.1운동을 경험하여 독립운동과 공산주의운동에 참여하게 된 조봉암선생의 고향에서의 인연과 일본과 소련과 중국을 오가며 했던 공부와 실천들,박헌영,여운형등 공산주의 리더들과의 관계와 갈등 그리고 해방후 전향하여 초대정부 농림부장관으로 입각하여 큰 방향을 잡았던 농지개혁의 업적 그의 정치적 리더십에서 배울 점 그리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등에 대해서 이시우님으로부터 설명을 들었습니다.설명을 듣는 동안 갑자기 비가 내렸는데 말씀을 끝나니 비가 그쳐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점심 먹을 시간이 되어서 우리는 인근 식당으로 가서 묵밥과 새우젓갈비를 취향대로 선택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대부분 처음 만난 사이여서 막간을 이용해서 서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었고 밥을 먹으면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분들과 오순도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도보로 한옥이 인상적이었던 성공회강화성당과 강화초등학교,고려궁지,강화읍북문인 진송문까지 다다라서 진송문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그 후 넓게 펼쳐진 논밭길 자연 속을 걸어서 연미정으로 향했습니다.그 중간에 몽골에서 귀화한 황씨시조 묘소 앞에서 이시우님께 우리나라와 몽골과의 최근의 황사환경문제해결을 위한 협력과 예전 사회주의운동 당시의 여러 인연과 협력 등에 관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이젠 평화를 위해서도 한나라를 넘어서서 세계적인 교류와 협력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 실감이 났습니다.


한참을 걸어서 드디어 목적지인 연미정정자에 다다랐습니다.연미정은 한 문중에서 세운 정자인데 그 입지가 임진강과 한강이 합수하여 흘러오는 강물과 가까운 발치의 황해도 이북땅이 보이는 민통선 인근에 위치하여 지리적,환경적으로도 멋진 풍광과 지정학적 의미를 보여주면서 또 한편으로는 분단이라는 안타까운 역사적,정치적 현실을 절감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푸른 하늘과 강물과 한가로이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는 새들을 바라보며 이시우님께 한강하구와 관련된 평화운동의 창의적 시도들과 가능성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일행중에 인도해서 온 친구들이 있었는데 짤게나마 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그 친구들은 한국어를 못 알아들어서 이시우님의 설명을 못 듣는 것이 아쉽지만 한국의 자연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하더군요.저는 인도의 간디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고 기회가 된다면 저도 인도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연미정에서의 뜻깊은 시간을 마치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시우작가님의 작업실이 있는 양도면 건평리로 향했습니다.가는 길에 버스창밖으로 펼쳐지는 강화도의 산과 들 그리고 강과 바다를 감상하며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이시우님의 작업실에 도착하여 놀란 것은 엄청나게 많은 평화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었습니다.역시 이시우님은 단순한 사진작가가 아니라 평화운동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그곳에서 우리는 사간 수박을 나누어 먹으며 돌아가면서 이번 기행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이시우님께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는 시간을 갖었습니다.이시우님께서 사진예술작업과 평화운동 등에 관한 질문에 해박한 지식과 깊은 지혜로써 두루 배려하며 자상하게 설명을 해 주셔서 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서원지기소년 박성준님께서도 중간중간에 굴곡많았던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언급하시며 최근의 70세를 전후로 한 자신의 심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완곡하게 말씀하셨고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내년쯤에는 공부를 주제로 철학을 주제로 길담서원에서 자신의 강좌를 개설해 볼 계획을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하루 동안이었지만 강화도의 문화적,역사적 장소들과 강,산,들,바다 등의 자연들을 통해서 길벗들과의 작은 나눔들을 통해서 그리고 박성준,이시우님과의 대화와 강의를 통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었던 기행이었습니다.여러모로 쉽지 않고 지치기 쉬운 대도시생활 속에서 이렇게 도시를 탈출하여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소통과 나눔이 함께 하는 작은 여행은 우리에게 여러모로 소박한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는 축복인 것 같습니다.어제 하루 인연으로 만나서 함께 좋은 추억을 공유한 분들 그리고 자상하게 인도해준 박성준,이시우님 모두들 감사드립니다^^  

목록편집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