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단양여행을 다녀와서. 2011년 05월 31일
작성자 이광욱
 

단양여행을 다녀와서 (2011.5.31)


시민운동을 하는 몇몇분들이 의기투합하여 여행까페를 만들었다.나도 지인을 통해서 가입을 했는데 그 첫 번째 여행지로 정한 곳이 단양이었다.단양은 대학시절 답사를 두 차례 다녀온 인연이 있는 곳이었다.물론 이번 여행에서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로 여행일정이 짜여 있었다.처음 만난 분들도 여럿 있었는데 우리는 1박 2일동안 여행의 길벗이 되어 동행을 하였다.


10월 가을의 아름다운 날씨 속에 아름다운 가을풍광의 자연과 역사적,문화적 장소들을 방문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평일이라서 그리 막히지 않은 고속도로를 달려서 우리는 어느덧 단양에 당도하였다.미리 예약해 둔 식당에서 “오소리감투”라는 요리로 점심을 먹었다.돼지내장의 일부로 만든 요리라고 하는데 그럭저럭 먹을만 하였다.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박기호신부님이 주도하여 만든 천주교농촌공동체 “산위의 마을”이었다.박기호신부님이 가끔씩 한겨레신문에 칼럼을 쓰셔서 “산위의 마을”을 소개하시곤 하였다.


정말 산위에 있는 마을에 도착하여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들깨를 수확하는 일이었다.물론 서울촌놈인 나는 처음 해 보는 일이었다.들깨와 녹두를 함께 심었는데 구분하는게 쉽지 않았다.오후석양 아래서 두어시간 일을 하였다.땀을 흘린 다음에 식사를 하니 맛밥이 정말 좋았다.식사를 한 후 마을을 둘러 보았다.콩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젖소와 한우 그리고 닭들도 기르고 있었다.산길에 만든 산책로에는 “이 모든 땅이 당신의 것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는 표지판이 있어서 도시생활에 지친 방문객들을 위로하였다.이외에도 가슴에 새길만한 아름다운 문구들이 여러곳에 적혀 있었다.


저녁미사에는 참석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개신교신자로서 나는 천주교미사에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참석했는데 개신교예배와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부르는 노래들중에는 개신교에서 부르는 노래들도 여럿 있었다.2층미사실의 아름다운 여러 문양들과 십자가고상과 커다란 촛불이 인상적이었다.미사가 끝난 후에 신자들이 서로 포옹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미사가 끝난 후 함께 여행 온 이들이 박기호신부님과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었다.공동체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많이 여쭤보고 답변을 듣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공동체생활에 함께 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아무래도 익숙한 도시를 떠나 낯선 농촌에서 공동체로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들어왔다가 나간 가정도 여럿 있다고 말씀하셨다.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다고 말씀하셨다.그리고 농사일을 하는데 일손이 많이 필요한데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남성들이 많지 않다고 말씀하셨다.특히 마을이 입지한 곳에 냇가가 없어서 물이 부족한 것이 애로사항이라고 말씀하셨다.유익한 좋은 대화를 나누고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맑은 공기 속에 기분 좋게 아침을 맞이한 우리는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고 다음 목적지인 인근의 구인사절로 향했다.함께 한 일행 중에 스님이 한 분 계셨는데 평소에 불교에 대해서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고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스님의 안내 하에 우리는 구인사를 둘러보았다.생각보다 꽤 큰 절이었고 역사도 오래된 절이었다.진행중인 불교의식도 볼 수 있었고 절공동체생활도 엿볼 수 있었다.개신교신자로서 이번 여행을 통해서 천주교와 불교의 나름 의미있는 장소들을 방문하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다.서로 간에 이해를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이번 여행은 어쩌면 영성여행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 우리는 마지막 방문지인 단양의 “온달산성”으로 향했다.온달산성은 말 그대로 삼국의 쟁투시기에 고구려의 온달장군이 세운 산성이다.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이야기의 그 온달말이다.신영복선생님의 책 “나무야 나무야”에 소개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산위에 세워진 산성까지 올라갔다.산성은 잘 보전되어 있었고 산성의 정상에서는 남한강의 유장한 흐름과 단양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책에서만 접했던 온달산성에 직접 와 보니 감회가 새로웠고 역사적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복잡한 대도시를 탈출하여 10월가을 자연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고 함께 한 이들과 우정을 나누며 소통하고 “산위의 마을”과 “구인사” 그리고 “온달산성”이라는 의미있는 장소들을 방문하여 영성과 대안적 삶 그리고 역사적 상상력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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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우(11 06-01 03:06)
멋진 기행 잘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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