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안동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2011년 03월 29일
작성자 이광욱
 

안동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문학광장에서 주최한 안동문학기행을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번잡하고 회색빛 삭막한 대도시를 탈출하여 문학을 매개로 안동지역으로 작은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여러 지역에서 모인 분들과 함께 차 안에서 담소와 정을 나누며 가는 사이에 어느덧 우리는 지방의 작은 소도시인 안동에 당도했습니다.


우리의 첫 목적지인 도산서원과 이육사문학관은 안동의 북쪽 한적한 곳에 이웃하여 존재하고 있었습니다.우리는 먼저 퇴계 이황선생님이 세운 도산서원을 방문했습니다.개인적으로 도산서원에는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는 작고 소박해서 퇴계선생의 소박하고 정갈한 인품을 느낄 수 있어서 미소지을 수 있었습니다.퇴계이황선생님은 유학자로서도 유명하지만 몇 년전에 읽었던 퇴계선생의 시들의 번역본인 “도산에 사는 즐거움”이라는 시집을 읽어서 그런지 제게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맑은 선비정신을 노래한 시인으로서 더 다가왔습니다.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교육하는 도산서원을 낙동강의 지류가 유장하게 흐르고 너른 들판이 보이는 영지산 자락에 입지시킨 것을 통해 퇴계선생님이 자연을 통한 미적 감성과 심신의 연마와 배움을 중요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도산서원을 둘러보며 이렇게 안동이 배출한 첫 번째 시인인 퇴계이황선생님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도산서원을 둘러보고 우리는 이위발시인의 주선으로 퇴계종택을 방문하여 이근필종손님을 만나서 차대접을 받으며 좋은 말씀을 듣고 퇴계선생님이 지으셨다는 깊은 뜻이 담긴 수신십훈이라는 말씀과 멋진 붓글씨가 적힌 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다음 우리는 도산서원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육사문학관으로 향했습니다.문학관에 도착하여 먼저 이육사시인의 일대기를 정리한 영상물을 감상하고 문학관의 사무국장으로 계신 이위발시인으로부터 이황선생님과 이육사시인에 관한 가슴 짠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제자들과 지인들을 존중하고 배려했던 이황선생의 인격에 대해서 그리고 일제치하에서 치열한 독립운동을 통해 뜻깊은 시들을 통해 민족에 빛을 비추어주었던 이육사시인의 고향 안동에서의 삶과 지역과의 인연 그리고 비장한 최후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문학관에서는 김수영,신동엽,윤동주,천상병 등 한국 역사 속에서 빛나는 별이었던 죽은 시인들의 시가 적힌 그분들의 육필원고를 특별전시하고 있어서 감상하는 눈이 즐겁고 마음에 깊은 미적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이외에도 이육사시인의 생애와 문학활동과 독립운동과 관련된 전시물을 둘러보며 깊은 감동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해는 저물고 우리는 다음날 방문할 권정생선생님의 작품인 몽실언니에서 이름을 딴 몽실식당에서 막걸리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식사후 숙소인 한옥인 목재고택에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었습니다.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별빛들이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순수와 시심을 회복시켜 주는 것 같았습니다.목재고택에서 우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와 노래를 나누며 문학기행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이들 간에 우정을 나누었습니다.잠을 많이 자지는 못했지만 안동의 맑은 공기로 인해 그리 피곤하지 않은 마음과 몸으로 둘째날을 맞이했습니다.


고향의 맛과 인심이 담긴 청국장으로 해장겸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이위발시인의 안내로 이육사시인이 시 “광야”를 착상한 윷판대라는 곳으로 갔습니다.흙길을 밞으며 산길을 걸어 안동의 산과 강과 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윷판대에 당도하여 우리도 이육사시인처럼 아름답고 유장한 자연의 풍광을 감상하며 이육사시인의 시 “광야”를 함께 낭송했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는 2007년에 작고하신 동화작가 권정생선생님의 사시던 집을 방문했습니다.권정생선생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화들을 많이 쓰신 동화작가이자 시를 쓰신 시인이셨고 문명비판적인 산문들도 쓰신 분이고 무엇보다도 검소하고 소박한 나눔의 삶을 몸소 실천하셨던 아름다운 분이셨습니다.얘기를 많이 들었던 선생님의 소박한 자택을 둘러보며 이위발시인으로부터 권정생선생님의 삶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쥐와 새와 강아지 그리고 산수유나무와 개나리등 꽃나무들과 벗하고 사신 선생님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음과 삶으로부터 감동과 도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학기행의 마지막 방문지인 부용대로 향했습니다.부용대는 연꽃이란 뜻을 지닌 안동 하회마을과 낙동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풍광이 아름다운 언덕이었습니다.그곳에서 막걸리를 나누며 이위발시인으로부터 안동지역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하회마을을 바라보면서는 이황선생의 제자로서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는데 큰 역할을 한 서애유성룡선생에 대해서 함께 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일정의 마지막 순서로 우리는 봉정사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안동의 유명한 음식인 닭찜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1박 2일간의 안동문학기행을 통해서 우리는 안동이 배출한 시인들인 퇴계이황,이육사,권정생이라는 인물들을 만나고 배울 수 있었고 이분들에게 시심을 길러주었던 안동의 산과 강과 들의 자연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함께 한 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며 인간의 정과 우의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또한 안동의 토속음식들을 맛보며 먹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우리는 이렇게 잠시 세상 밖으로 나가 자연을 접하며 역사와 문학과 철학을 배우고 만남과 나눔과 소통의 즐거움을 누리며 삶을 재충전할 수 있었습니다.새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이런 좋은 컨텐츠의 문학기행을 추진한 문학광장과 구체적 내용을 알차게 기획한 간이역님 그리고 섬세하게 배려하며 안내해준 이위발시인님 그리고 함께 여행의 길벗이 되어 준 우리 시민광장 회원님들께 특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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