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교실

제목 자작 겨울시 3편 2011년 02월 04일
작성자 임창선


마지막 잎새처럼

 

그 노인 홀로 사네
겨울나무 잎새 하나 대롱거리듯
그 노인 홀로 사네

 

불기없이 초라한 방
병든 몸 웅크리며
그 노인 홀로 사네

 

물 한모금 풀 한포기 없는 광야처럼
그 노인 홀로 사네

 

비우고 비우고
부모님 포근한 날개도
잊지못할 그대도
뿌듯한 자손들 애틋한 손길마저
비우고 비우다

 

그 노인 홀로 웃네
메마른 가슴 구비 구비
은밀한 곳 고이 고이
그 분이 계시다네

하늘보다 더 크신 그 분이 계시다네
두손모은 비밀 마지막 잎새처럼
그 노인 홀로 웃네
천사처럼 웃고있네

 

 

 


하나가 하나 아니라네


나뭇잎 하나에도
때 따라 여러 빛이라네

 

꿈인듯 파릇한 초록빛
가슴가득 파아란 푸른빛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빛
본향이 그리워 황토빛
불타는 노을 빨간빛
하나가 하나 아니라네

 

눈 덮힌 나뭇잎 하나에도
여백에 흔들리는 검은 그림자
하나가 하나 아니라네

 

이후에 그 분 앞에 서는 날
떨리는 마음 내안에 모든것 아뢰면
그 분 껄껄 웃으시며
그럴수도 있다고
하나가 하나 아니라고
혹, 용서하여 주실까?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눈부신 새 세상

 

잎 하나 가리지 못한 겨울나무
긴 겨울 칼바람 속에
우둑 우둑 한 꿈을 꾸었네

 

죽은 듯 고개숙인 하얀 나무들
수상한 숨소리
틈을 찾는 몸부림
드디어 그 무덤을 뚫고 날개를 폈네

 

어두운 밤 새하얀 영혼들
하늘가득 훨훨날아
고운님 화사한 웃음
흩뿌린 별이되고
은빛 구름 띠 휘돌아 길이되고
마주쳐 꽃이되고 펄펄 휘날리고
무너진 가슴도 피맺힌 눈물도
하얗게 하얗게

 

은방울 울려라 프라타나스 마른 열매들
새소식 알려라 푸르른 까치들
싱그러운 향취 눈꽃 만발한 아침
눈부신 새 세상 '새 하늘 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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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준(11 02-07 02:02)
나뭇잎처럼 자신의 모든 역할을 다하고 돌아갈 수 있음 좋겠단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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